(高陽)염산을 타 넣은 소주가 대형 할인판매점에서 유통돼 이를 마신 50대 남자가 식도와 위가 허는 등 심각한 내상을 입고 한달째 입원중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모(59.무직)씨가 지난달 1일 오후 8시20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자택에서 지난 10월12일 집 근처 대형 할인점에서 구입해보관중이던 A사 소주를 마신 뒤 식도와 위에 심한 화상을 입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치료중인 이씨는 “소주를 한 상자 구입,그동안 네병째 마시고 다섯번째로 병을 새로 따서 마시는 순간 독한 냄새가 나면서 목과 배에심한 통증을 느꼈다”면서 “그 다음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염산으로 심한 화상을 입어 식도 전체가 헐었으며 위궤양까지 생겨 제대로 식사를 못하는 바람에 대장의 일부를 떼내 식도로 사용하는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결과 소주병에는 고농도의 염산이 들어있던 것으로확인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문제의 소주병이 상자에 함께 담겨 있던 소주들과는 달리다른 공장에서, 다른 날짜에 생산된 것으로 밝혀내고 A사와 이씨를 상대로 염산이소주병에 담기게 된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와 관련 A사 관계자는 “누군가로 부터 독극물 투입 협박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 “두 공장의 제품이 한 상자에 함께 포장될 수가 없도록 돼 있는 점으로 볼 때 유통과정에 혹시 잘못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崔浩鎭기자.C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