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이 사라지고 있다.
주차문제와 소음피해등 이웃간의 사소한 시비거리가 주먹다짐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해 각박해진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신도시등 아파트 밀집지역의 경우 대다수 주민들이 반상회나 부녀회등 자치 모임 참석을 기피,이웃사이의 교류가 갈수록 단절되면서 최근에는 새로 이사온 옆집이 집들이 행사로 시끄럽게 한다며 경비실에 신고하는 웃지못할 풍경까지 연출하는 실정이다.
수원 영통의 K아파트는 입주당시 아파트 자치회를 통해 매월 가구별로 돌아가며 반상회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처음 3차례만 제대로 이루어졌을뿐 대부분의 입주민들이 장소제공을 기피해 장소를 반장 집으로 고정 개최하고 있다.
동별로 40∼50여가구가 입주해있는 이 아파트는 그나마 매월 반상회 참석 인원이 6∼7명 수준에 불과한데다 부녀회도 아파트 전체 5백여가구중 임원진 4∼5명만으로 운영,많은 주민들이 존재사실조차 모른채 외면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용인 수지지역의 H아파트는 가구별로 번갈아 개최,참석토록 돼있는 반상회와 쓰레기 분리수거 활동이 주민들로부터 외면받자 올초부터는 아예 자체적으로 5천원∼1만원씩의 「불참벌금」을 거둬 운영비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자치모임에 대한 주민 무관심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이웃간의 마찰도 함께 심화,전통적인 미덕으로 이어온 「이웃사촌」은 고사하고 「견원지간」이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초 수지 D아파트로 이사한 李모씨(42)는 지난 4일 회사동료들을 초청해 집들이를 하다 경비실로부터 3차례에 걸쳐 「조용히 해달라」는 경고를 받고 경비원과 말다툼끝에 멱살잡이까지 했다.
李씨는 "경비원이 주민들이 항의한다며 인터폰도 모자라 집에까지 찾아와 언성을 높이는 바람에 축하해주러온 손님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며 "아파트내에서 매주 한두번은 주차문제로 시비를 벌이는 모습을 보게돼 이사온 것을 후회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裵相祿기자·bsr@kyeongin.com
이웃간 사소한 시비 잦아졌다
입력 1999-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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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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