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지금까지 교체된 어댑터 블록 부품 등 발사체 상태나 발사기준일 전후 날씨 예보 등으로 미뤄 이번에는 기술적 문제나 일정 차질 없이 무난하게 발사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나로호 3차 발사 관리위원회는 기술적 준비 상황, 기상예보 등을 고려해 이달 29일을 발사기준일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는 1단(하단.액체엔진)과 2단(상단.고체엔진)으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1단(25.8m)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2단은 항공우주연구원이 각각 만들었다.
나로호는 지난 2009년 8월 처음 발사됐으나, 위성 덮개(페어링)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나로과학위성을 제 궤도에 올려놓는데 실패했다.
2010년 6월 2차 발사에서도 137초만에 지상국과의 통신이 두절됐다. 비행종단시스템(FTS;Fight Termination System) 오작동에 따른 고체연료 폭발, 1단계 산화제 누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번의 실패 이후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마지막' 기회인 세 번째 발사를 앞두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우선 1차 때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의 원인이 된 페어링(위성덮개)의 경우 2차 발사 전 10차례의 실제 분리 시험과 400회에 걸친 단위 부품 및 시스템 시험을 통해 문제를 개선했다.
2차 발사 실패 이후 추가 조치로 페어링 분리에 사용되는 기폭장치도 보다 안전한 저전압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 3·5·8월에 진행된 저전압 페어링 분리시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차 실패 원인 조사에서 고체 연료 폭발 원인으로 추정된 비행종단시스템(FTS;Fight Termination System)은 아예 떼어버렸다.
FTS는 비행 궤적이 바뀌는 만일의 상황에서 민가 피해 등을 막기 위한 자폭 장치이지만, FTS를 제거해도 사실상 안전에 거의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갖춰 지난달 26일 3차 발사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발사를4~5시간 앞두고 준비 과정에서 뜻밖에도 링 모양의 고무 실(Seal) 부품이 나로호의 발목을 잡았다.
연료·헬륨 공급을 위한 발사체-발사대 연결부위의 기체 밀봉용 실(seal)이 찢어진 것인데, 연료·헬륨을 받아들이는 발사체의 '어댑터 블록' 부품이 헬륨가스 공급 과정에서 접합부와 분리되면서 틈이 생기고 실도 파손된 것으로 사후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새 어댑터 블록이 러시아로부터 우리나라로 이송돼 지난 17일 도착했다.
그러나 이 부품 공수 과정에서 러시아 수출통제위원회의 더딘 행정 절차 때문에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당초 이달 9~24일로 예정됐던 발사예정기간 역시 결국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로 다시 늦춰졌다.
일단 지금까지 조사 결과 교체된 어댑터 부품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17일 도착한 새 어댑터 블록을 일정에 따라 시험했고, 현재까지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며 "발사 기준일은 29일이지만, 1주일 뒤인12월 5일까지를 발사예비기간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날씨는 26일 오전부터 개 27~30일 모두 맑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지난번 발사 예정일(10월26일)보다 오히려 상황이 좋은 편"이라며 "발사 성공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