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버스업계의 운행 중단 사태가 22일 오전 7시를 전후로 해제되면서 우려했던 버스대란은 없었지만, 출근길과 등굣길은 혼잡했다.
이날 오전 7시10분께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앞 버스정류장. 버스 운행이 재개됐지만 아직 소식을 접하지 못한 탓에 매일 북적이던 정류장엔 한두명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행 좌석버스가 한대 한대 정류장에 도착했지만, 손님을 태우지 못한 채 텅 빈 채로 정류장을 지나쳤다. 반면 병점역과 서동탄역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같은 시각 부평역 앞 버스정류장에서는 운행 재개 소식을 듣고 정류장에 나왔다가 늘어난 배차간격으로 발길을 역으로 돌리는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정류장 전광판에는 40~50분씩 기다려야 버스가 도착한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이영세(35)씨는 "어차피 운행할 거면 일찍이나 하지, 이럴 거면 파업을 도대체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시민들만 골탕을 먹으라는 건지, 버스 업계가 이기적이다"고 말했다.
버스 파업이 예고되면서 시민들의 자가용 이용이 늘어난 탓에 경인지역 도로 곳곳에서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수원역 앞은 도로 전체가 차들로 꽉 차는 바람에 50m를 이동하는 데도 30분이 걸리는 등 오전 내내 '거북이 운전'이 계속됐다. 인천은 도화오거리, 옹암사거리, 석바위사거리 등이 한산했던 평소와 달리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학생들이 지각할 것에 대비해 도내 17개 학교는 등교시간을 늦추기도 했다. 하지만 버스 운행이 재개되며 학생들은 본래대로 등교해야 하는지, 조정된 시간에 등교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었으며 곳곳에서 지각생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택시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여야 합의 끝에 보류됐다. 이에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현재 계획중인 버스 전면 운행중단 계획을 철회하고, 각 정류장마다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한 데 대한 사과문을 부착키로 했다.
하지만 여야는 내달 2일 예산안 법정시한까지 미비점을 보완해 연내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택시의 대중교통 포함여부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송수은·김성호·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