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의 추수 감사절과 그 다음 날인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연말연시 쇼핑 시즌이 시작되면서 소비자의 성급함과 특히 모바일의존이 두드러지는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소매시장 분석 전문기관 슈퍼트랙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장 매출을 112억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 줄어든 것이다.
슈퍼트랙은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이처럼 줄어든 데는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이 예년과는 달리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대대적인 할인 매출을 앞당겨 시작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 예로 시어스, 타깃과 월마트 등은 22일 밤 8시부터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때문에 추수 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이틀간 매장을 찾은 미국인이 합쳐서 3억 767만 명으로 한해 전보다 3.5% 증가했다.
슈퍼트랙 오너인 빌 마틴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여전히 (연말연시 쇼핑 시즌 개막을 알리는) 중요한 날"이라면서 그러나 "올해는 더 많은 판매점이 추수 감사절 당일에도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예년 같으면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뤄졌을 쇼핑이 하루 앞당겨진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신용카드 결제회사인 체이스 페이먼테크는 추수 감사절 당일 매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7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특히 이날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랙 프라이데이 매장 매출은 7% 감소하는 대조를 보였다고 체이스 페이먼테크는 비교했다.
특히 휴대 단말기에 초점이 맞춰진 온라인 매출 증가도 완연했다.
IBM이 미국의 500여 개 전자상거래 사이트 실적을 분석해 종합한 바로는 추수 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17.4%와 2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추수 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증가율이 각각 35%와 38.3%로 집계됐다.
이베이도 지난해에 비한 증가율이 각각 27%와 31%로 분석됐다.
지난해 이베이의 추수 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15%가량늘어나는데 그쳤다고 AP는 상기시켰다.
모바일을 통한 매출 증가율은 특히 두드러졌다.
이베이의 모바일 기반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팔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 모바일 기반 매출 증가율이 근 3배에 달했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율은 16.3%로 지난해의 9.8%에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0년의 비율은 3.2%에 불과했음을 AP는 상기시켰다.
반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가격 비교가 갈수록 쉬워지면서 소비자의 온라인 지출 '구두쇠' 현상도 완연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블랙 프라이데이의 회당 온라인 소비액은 평균 181.22 달러로 지난해보다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꺼번에 온라인 주문하는 상품 수도 평균 5.6개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IBM이 분석했다.
전자상거래가 갈수록 보편화하면서 소비자가 더욱 까다로워 지고 있음이 재확인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사이버 먼데이' 개념도 희박해지는 추세가 완연한 것으로 지적됐다.
사이버 먼데이란 추수 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그리고 토-일요일로 이어지는추수 감사절 연휴가 끝난 후의 첫 월요일을 의미한다.
연휴 쇼핑이 미진한 사람들이 직장에 나와 온라인 구매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전자상거래 컨설팅사인 채널아드바이저스의 스콧 윈고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사이버 파이브'란 표현이 생겼다면서 추수 감사절로부터 사이버 먼데이에 이르는 5일을 통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추수 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그리고 이어지는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모두 사이버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사이버 먼데이의 특색이 갈수록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중개회사인 머천트의 에릭 베스트 CEO는 "연말연시 쇼핑에서도 사이버 거래가 이처럼 보편화하는 것을 '제로섬' 게임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쇼핑시장 자체가 확대되는 것으로 봐도 좋을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대적인 할인 등 소매업계의 출혈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임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