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나 소형트럭들만이 이용하도록 돼있는 소하천 교량을 도로의 무법자들인 대형트럭들이 마구잡이로 건너면서 다리붕괴등 대형사고의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다.

휴일인 16일 오후 2시 가족단위의 나들이 차량이 길게 늘어선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원천유원지의 용인과 유원지를 잇는 이화교. 폭 6m 길이 24m인 이 다리는 대형차량이 통행하기에는 위험해 주말과 휴일에는 통과하중이 2.5톤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이런 제한규정은 무시된지 오래다. 이날도 컨테이너를 실은 20톤이 넘는 트레일러가 다리를 건넜고 뒤이은 15톤 덤프트럭 역시 마주오는 승용차의 통행을 막으며 통과했다.

이날 오후에만 시간당 1백20여대의 트레일러와 대형트럭들이 이화교를 건너면서 승용차들을 위협하고 조그만 다리의 안전을 해치고 있지만 이를 제지 단속하는 손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화성군 정남면 세마교도 폭 7.5m에 불과한 소형교량이지만 이 일대 공장지역과 오산시의 물류센터로 오가는 대형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

이 다리 역시 시간당 4백20여대의 8톤이상 대형차량들이 통과하고 있었고 이들이 전체 통과차량의 70%를 차지, 차량이 통과할때마다 주변에서 흔들림을 느낄 정도로 안전운행에 위협을 주고 있다.

또 왕복 2차로,폭 10m인 화성군 비봉면 숙곡리 숙곡교는 아예 하중제한 표지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용인시 구성면 상하교와 마북리의 어정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형차량이 붕괴위험을 무릅쓰고 소하천의 작은 교량들을 이용하는것은 차량의 운행거리를 줄여 경부고속도로나 서울,지방등지로 빨리 이동하기위해서다.

당연히 붕괴등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존하지만 단속요원배치,교량보수,대형차량운행제한등 시급한 안전대책마련은 전혀 마련돼있지 않은 실정이다.

매일 이하교를 건넌다는 승용차운전자 金모씨(33)는 “이처럼 작은 다리에 늘 대형화물차들이 통행해 불안을 느낀다”며 “교량을 다시 세우든지 통행제한을 실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에는 모두 2천여개의 크고작은 교량이 건설돼 있으며 노후상태가 심각해 보수가 필요한 교량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2백50여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과적단속에 적발된 차량은 지난한햇동안 1천2백75대에 불과한 실정으로 교량안전이나 대형사고의 위험은 안전불감증속에 묻혀있다. /李東榮기자·dy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