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2013년 달력'을 검색하던 회사원 김진만(34)씨는 1월부터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공휴일을 날짜순으로 따지다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일단 첫 공휴일인 신정(1월1일)이 화요일이고, 삼일절(3월1일)은 금요일이어서 3일 연속 쉴 수 있게 돼 기분이 좋았다. 문제는 설 연휴(2월9~11일)와 어린이날(5월5일). 경우에 따라 최대 5일이나 되는 설 연휴는 토~월요일에 걸려 있고, 어린이날은 일요일과 겹친 것이다.

김씨는 29일 "솔직히 쉬는 맛에 직장 다니는 게 아니겠느냐"며 "처음엔 달력을 보면서 '이게 뭐야' 싶어 짜증이 났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이처럼 직장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공휴일은 내년엔 설과 어린이날 딱 두 날 뿐이다. 어린이날을 끝으로 '대반전'이 일어난다.

바로 이어지는 석가탄신일(5월17일)은 금요일이다. 주말까지 더하면 3일 연속으로 쉴 수 있다. 또 설 연휴와 달리 추석 연휴(9월18~20일)는 수~금요일이어서 토ㆍ일요일과 합치면 5일간, 연휴 전 이틀 휴가를 내면 최대 9일간 여유롭게 고향에 다녀오거나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계사년(癸巳年)인 2013년, 주5일 근무를 기준으로 쉬는 날은 116일이다. 올해, 지난해와는 똑같고 2008년(115일), 2009년(110일), 2010년(112일)보다는 많다.

그렇지만 실속을 따져보면 똑같이 116일을 쉰 올해, 지난해와 비교해도 직장인들에게 '축복의 해'라 할 만하다.

신정은 화요일이고, 현충일(6월6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은 목요일이다. '징검다리' 연휴라 연차를 잘 활용하면 나흘 연속으로 쉴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정부가 22년 만인 내년부터 한글날(10월9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하기로 하면서 하루를 더 쉴 수 있게 된다.

직장인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공무원 박모(41·여)씨는 "새해에는 쉬는 날을 잘 활용해 엄마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며 웃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29)씨는 "설 연휴만 주말과 겹치지 않으면 정말 완벽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