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주거환경개선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세류지구(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334 일원)의 공사착공이 이달 말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사업시행자인 LH가 특정구간을 제외한 채 도로확장 공사를 실시키로 해 '모래시계형' 이상한 도로가 만들어지게 됐다.
LH는 예산부족과 분양가 인상의 역효과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해 주민 반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원시의회 조명자(민·세류1·2·3동) 의원에 따르면, LH는 크게 두 블록으로 나뉘어 있는 세류지구(지도 참조) 윗 블록과 아래 블록에 있는 각각 폭 7m, 4m 도로를 균일하게 20m(왕복 4차선)로 넓힐 계획이다.
하지만 LH는 두 블록을 연결해주는 길이 200여m 도로(왕복 2차선)는 정비구역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확장 공사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200여m의 도로는 현재 철도공사 부지에 속해 있으며, 수원과 여주를 오가는 '수여선' 협궤열차가 다니던 도로다.
수여선은 일제가 1930년 이천·여주지역의 쌀을 강탈하려는 의도로 만들었으며, 해방 이후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수원과 여주 사이의 철도교통 수요가 급감하면서 1972년 3월 폐선됐다.
조 의원은 4일 수원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LH 계획대로라면 모래시계 형상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도로가 돼버려 병목현상이 불 보듯 뻔하다"며 "문제의 구간이 철도공사 부지라면 일반 사유지보다 땅값이 저렴할 텐데, 이를 매입해서라도 도로를 제대로 연결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LH 관계자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정비계획구역이 아니어서 현재로선 추가적인 도로 확장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기반시설 조성비용은 고스란히 분양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도로를 추가 확장할 경우 오히려 입주민들에게 재정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도로 추가 확장 및 연결은 세류지구 입주 전까지 분명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문제점을 시인한 뒤 "시와 LH가 협의해 조만간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원 세류지구는 2015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지상 15층, 지하 2층, 총 2천682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2006년 정비계획이 수립된 이후 협의보상과 지장물 철거를 완료하고 이달 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