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의료원은 지난 2008년만 해도 적자만 25억원에 달했다.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적립금은 1천500만원이 전부였다. 경북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원장 교체와 의료원 폐쇄 요구가 나오는 등 늘 도마에 올랐다. 지역 주민들은 '불친절하다', '의료행위를 못 믿겠다' 등의 이유로 발길을 돌렸다.

자연스레 의료원의 신뢰는 물론 200여 종사자들의 사기 역시 추락했다. 이런 김천의료원의 내외부적 평가는 미미한 시설투자로까지 이어져 의료원의 현실은 갈수록 악화됐다.

이랬던 김천의료원이 5일 '경영혁신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경기도 실국장회의장에 섰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주민들로부터 손가락 받는 의료원에서 찾아가는 의료원으로 변모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김천의료원은 우선 전 직원의 의식전환이 급선무였다. 원장은 자신의 급여 절반을, 직원들은 급여의 5~15% 수준을 반납했다.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토요일에는 무급근무에 나섰다. 일요일, 공휴일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긴축재정으로 직원 통근버스도 운행이 정지됐지만 불만을 제기한 직원은 없었다.

특히 의료원은 과잉진료 금지와 리베이트 없는 투명경영 등을 명시한 선언문도 작성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창궐 당시 감염환자를 집중 관리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당시 신종플루 검사장비인 PCR기기를 지역내 처음으로 도입, 빠른 검사결과가 가능토록 했다.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이후인 지난 10월 4일부터 12일간 긴급 합동진료에 나서 주민 1천667명을 진료하기도 했다.

결국 김천의료원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 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경기도는 이 같은 김천의료원의 사례를 토대로 도내 의료원을 지역특화 등 기능 중심으로 전환하고 첨단장비 등을 확충,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도 관계자는 "도립의료원들이 도민에게 사랑받는 의료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장비 및 시설 현대화는 물론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