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대금 완납했는데, 입주하려면 돈을 더 내라니요? 어이가 없습니다."

군포에 사는 심모(39)씨는 지난달 말 경기도시공사로부터 아파트 잔금에 관한 안내문 한 통을 받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아파트 분양금을 분명 완납했는데, 도시공사측에서 70여만원의 돈을 더 내라고 한 것.

그는 2년 전 수원 광교신도시내 '자연&힐스테이트' 84㎡형 아파트를 4억원가량에 분양받았다. 분양 당시 도시공사는 분양 중도금 및 잔금을 선납할 경우 6% 할인해 준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심씨는 은행이자를 내는 것보다 선납할인 혜택이 더 크다고 판단, 은행 대출을 받아 지난해 11월 아파트 분양금을 모두 완납하고 내년 2월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우편물을 통해 "도시공사가 당초 잠정적으로 예상한 입주지정일은 2012년 12월 31일이지만, 입주일이 예상보다 빠른 12월 1일로 앞당겨짐에 따라 공사측이 제시한 선납 할인율 6% 가운데 30일간의 선할인 금액 70여만원을 공사측에 납부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심씨는 "도시공사측이 분양 당시 선납한 액수가 변경될 수 있다는 고지를 한 적이 없고, 입주일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입주시작일 이틀 전에 우편물을 보내 분양대금을 더 내라고 하니 이에 응할 사람이 있겠느냐"며 "공사측 논리대로라면 내년 2월에 입주해야 하는 사람은 12월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도시공사가 보관하는 분양금에 대한 이자를 오히려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자연&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운영위는 "현재 심씨처럼 선납할인을 받고 추가 잔금을 내라고 통보받은 가구가 500여세대(전체 1천764세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민원이 계속 접수됨에 따라 공식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의견이 결집되면 단체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정확한 입주시기가 결정되기 전 잠정적으로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선납할인액을 계산했으나, 입주시기가 12월 1일로 결정됨에 따라 30일간의 선납할인액을 되돌려 달라고 통보한 것일 뿐"이라며 "공급계약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일축했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