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제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몽골에서 온 결혼이민여성 앙흐토야(30)씨는 지난 7월 열린 경기도청 공개채용 시험에 도전했다. 면접시험에서 그녀에게 던져진 질문은 '다문화가정의 자녀양육'.
그녀는 지난 2년간 다문화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본 수많은 이주여성들이 편견으로 인해 겪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어린이집에 간 아이가 외국인계라는 이유로 선생님으로부터 차별을 받기도 하고, 친구들로부터는 따돌림을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그것은 8살 난 아들을 둔 엄마인 앙흐토야씨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일이었다.
베트남 출신 원희영(28·여)씨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지난 2009년 한국 국적을 취득해 수원 원씨의 시조(?)가 된 원희영씨는 한국에 온 지 오래된 베테랑 결혼이민여성들보다 초보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초보 결혼이민여성들은 국어실력이 떨어져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경기도청에 출근한 지 갓 한두 달이 된 새내기 공무원 3인방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는 해마다 증가하는 결혼이민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과 8월 각각 공무원 채용시험을 통해 중국, 베트남, 몽골 출신 결혼이민여성을 다문화가족과에 배치했다. 다문화가정 문제는 결혼이민여성들이 가장 잘 다룰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경기도는 앞으로 이들을 어려움에 처한 다문화가정을 찾아내 지원하는 제도인 '다문화가정 서포터스'와 다문화가족 미취학아동 학부모 지원 프로그램 등에 투입시킬 예정이다.
중국 출신 공무원 후홍염(32·여)씨는 "지난 9년간 살아온 나라, 앞으로 더 긴 시간을 살아갈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며 "도내 결혼이민자들을 복지 사각지대에 남겨두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2개 팀에 13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과에 3명의 외국인 공무원이 함께 일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직원들과 잘 융합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