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개통한 분당선 연장선 수원 망포역의 역사 절반이 15년 가까이 된 지하보도를 활용하는데다, 동선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25일 수원시에 따르면 분당선 연장선 구간인 망포역 총 8개의 출입구 가운데 1· 2·3·8번 출입구는 올해 새로 설치했고 4~7번 출입구는 지난 1998년 준공된 태장지하보도를 활용해 만들었다.
이중 새로 지은 1· 2번출구에는 에스컬레이터가, 8번출입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만, 지하보도를 활용한 4~7번 출입구에는 급경사의 계단만 설치돼 있다. 더구나 3번 출입구의 경우 동선이 100m가 넘지만 새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가 설치돼 있지 않아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
수원 영통구에 사는 이모(34)씨는 "망포역 4~7번 출입구는 기존에도 어둡고 시설이 노후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던 곳인데, 지하철 역을 새로 개통하면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그대로 출입구로 만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더구나 새로 만들어진 출입구와 지하보도를 활용한 출입구는 그 모양이나 색깔이 현저히 다른데 최소한 통일성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망포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윤모(66·여)씨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려면 모든 출입구에 다 설치하면 좋았을텐데 1·2번 출입구에만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것은 시민들의 편의를 전혀 고려치 않은 처사"라며 "겨울철에 가파른 계단에서 낙상사고라도 일어날까 걱정된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해 나머지 출입구에 에스컬레이터는 물론 안전장치 등을 더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망포역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지난 2000년 분당선 연장 실시설계때 예산 및 행정력 절감을 위해 태장지하보도를 활용해 출입구를 사용토록 계획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현 여건상 기존 지하보도 활용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내년 예산에 망포역사 출입구 환경개선비로 17억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철도시설공단과의 협의를 통해 3~7번 출입구에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캐노피(덮개) 등을 보강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