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문구류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2012년 마지막 날인 31일 경기도고양시의 자유로변 가건물 공장과 물류창고 밀집지역에서 불이 나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 1명이 실종되고 2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입었다.

31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문구류 제조공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이 공장 창고와 인접한 창고 건물로 삽시간에 번져 모두 건물 4동과 내부 집기, 물품 등을 태우고 3시간3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서는 동산과 부동산을 합쳐 모두 2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진화 과정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일산소방서 소속 김모(43) 소방장은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공장 직원들은 불이 나자 재빨리 대피해 직원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은 공장 본관에서 시작됐다. 필기구용 잉크 등 인화성 물질이 있어 시꺼먼 연기를 내며 삽시간에 불길을 키웠다.

특히 불이 난 곳은 공장과 물류창고 밀집지역으로 다닥 다닥 붙어 있고 진입로도 좁아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문구류 창고에서 소방대원들이 불길 사이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10시께 난 불로 일산소방서 소속 김모(43) 소방장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건물들은 대부분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가건물 형태였다. 이 지역에만 30여곳이 몰려 있었다.

소방당국은 광역3호를 발령, 인접 소방서를 출동시키는 등 소방헬기 3대와 소방차 등 장비 44대, 200명을 동원했다.

김 소방장은 후배 소방관 2명과 함께 공장 내부로 들어가 진화하다가 불길이 번지자 후배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이들은 일산소방서로 배치된 지 얼마 안된 초임 소방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소방장은 2층 바닥이 무너지며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이 잡힌 뒤 굴삭기를 동원에 김 소방장을 찾고 있지만 건물이 폭삭 주저앉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올 들어 화재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지난 29일 숨진 김상민(22) 일방을 포함해 총 7명이다.

▲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문구류 창고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난 불로 일산소방서 소속 김모(43) 소방장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김 일방은 이날 실종된 김 소방장과 같은 소방서 소속으로, 지난 17일 일산동구덕이동 화재현장에서 카메라 촬영을 담당하던 중 호방 호스를 끌어올리다가 부상해 의식을 잃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김 일방은 끝내 회복되지 못하고 12일 만인 지난 29일 숨졌다.

유족들은 김 일방이 의무소방대원인데도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화재현장에 투입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