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왕따를 당했던 김모(17)양.
김양은 고교 진학 후에도 친구 없이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2년간 또래 관계에 대한 어려움과 불안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기도 했다.
김양의 관심사는 오로지 '연예인'이었다.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가 화려함으로 포장된 연예인에 대한 환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건은 그녀가 작년 4월 한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우연히 만난 박모(33)씨에게자신을 연예인 지망생이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별다른 직업이 없던 박씨는 김양에게 대형 방송연예기획사 이사라고 속였다. 전화번호를 받은 박씨는 스마트폰 메신저로 김양과 연예인 관련 대화를 주고받았다.
박씨는 순진한 김양에게 "연예인이 되려면 사회 고위층이나 방송 관계자에게 성상납을 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했다.
또 "연예인이 되려면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 "가슴을 보여줘야 성형수술 비용 견적을 알 수 있다"며 김양에게 신체 주요 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라고 했다. 이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김양은 박씨의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
그는 급기야 프로필 사진을 찍자며 김양을 서울 중랑구의 모텔로 유인했다. 박씨는 "연예인이 되려면 카메라 테스트를 해야 한다"며 김양의 전신·속옷·나체 사진을 차례로 촬영했다.
이틀 뒤에는 "윗사람에게 성 상납을 해야 하는데 성교육을 시켜주겠다"고 해 성관계까지 했다. 박씨는 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 더 김양과 성관계를 가졌다.
서울 북부지법 형사11부(김재환 부장판사)는 5일 연예기획사에 다닌다며 미성년자를 속여 성관계할 목적으로 모텔로 유인한 혐의(영리약취·유인)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와 보호자가 입었을 정신적인 충격이 큰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연예인 시켜줄게" 순진한 여고생 꼬드겨 성관계
연예기획사 간부 행세 30대, 성 상납 빌미 모텔로 유인
입력 2013-01-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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