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가 기획보도한 '유흥주점 또한번의 진화'와 관련, '노래영상제작실'로 신고하고 불법으로 노래방 영업을 한 업소 80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하반기 전국 최초로 일제 단속을 벌여 업주 김모(48)씨 등 93명을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원 13곳, 안산 17곳, 고양 10곳, 안양 9곳, 이천 8곳, 의정부 7곳, 평택 5곳, 용인 4곳, 부천·남양주 3곳, 성남 1곳 등이다.

업주들은 관할 지자체에 노래방이 아닌 노래영상제작실로 신고할 경우, 술을 판매하거나 여성 도우미를 제공하다 단속돼도 처벌 규정이 모호하다는 점을 노리고 노래영상제작실로 신고한 후 실제로는 노래방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 한 노래영상제작실 업주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노래방 형태로 업소를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술과 여성 도우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천 김모(49)씨는 불법 노래방 영업 등으로 무려 6차례나 단속됐지만 계속해서 노래영상제작실 간판을 내걸고 노래방처럼 영업을 해 오다 이번에 또 적발됐다.

음악산업진흥법은 '노래연습장'으로 신고된 업소에 대해선 명확한 벌칙 조항을 마련해 뒀지만 '노래영상제작실'로 신고된 업소에 대해선 별다른 준수규정을 두지 않아 처벌 여부조차 애매했다.

업주들은 관할 세무서에 소매점으로 사업자등록을 낸 뒤 주류판매면허를 취득, 업소에서 '가정용' 주류를 판매하고, 여성 도우미를 불러 '코러스'나 '백댄서'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 왔다.

경찰은 "노래영상제작 본연의 용도가 아닌 업소는 무등록 노래방으로 보고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 일제 단속을 했다"며 "이번 단속을 통해 합법과 불법간의 경계를 명확히 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성·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