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에 쌍용차 노사가 합의하면서 기약없는 휴직에 내몰렸던 455명이 회사로 돌아간다.
지난 2009년 전체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천646명의 대량 해고로 쌍용차 사태가 촉발된지 1천374일만에 열린 출근 길이다.
◇생활고ㆍ건강 악화 등으로 23명 숨져
이들을 포함해 이번 복직 대상에서 고려되지 않은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들은 그동안 극심한 생활고와 이에 따른 우울증, 건강악화 등에 시달렸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쌍용차 사태 이후 현재까지 2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건강이 악화돼 숨졌다.
2009년 5월 첫 조합원이 숨진 뒤 두 달에 한명 꼴로 노조원이 세상을 뜬 셈이다.
2010년 4월에는 사측으로부터 1년 뒤 복직을 약속받았던 무급휴직자 임모(44)씨의 아내가 남편의 휴직이 길어지면서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집 베란다에서 투신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임씨도 카드빚 150만원과 통장 잔고 4만원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해 10월 사측으로부터 회망퇴직을 강요받아 퇴직한 뒤 당뇨로 투병하던 한모(55)씨는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을 3개월여 앞둔 지난해 10월 합병증으로 숨져 23번째 희생자로 기록됐다.
◇철탑농성ㆍ희망텐트…무관심 속 외로운 농성
이들은 또 사측이 대량해고를 통보한 뒤부터 지금까지 대중의 무관심 속에 외로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문기주 금속노조 쌍용차 정비지회장 등 3명은 지난해 11월20일부터 쌍용차 평택공장 앞 송전탑에서 현재까지 52일째 농성 중이다.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 관심을 모은 '희망버스'를 빗대 2011년 12월부터 평택공장 앞에서 '희망텐트'를 치고 농성을 이어가는 노조원들도 있다.
김남섭 금속노조 쌍용차 사무국장은 "한진중공업 사태 때는 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씨를 살리자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쌍용차 문제에는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세상에 우리만 남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는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노조원들이 농성촌을 만들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구청의 철거 집행 예고로 농성촌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던 이들은 무급휴직자 전원이 복직하게 됐다는 소식에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내비쳤다.
최기민 금속노조 쌍용차 정책실장은 "무급휴직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면서도 "지금까지 사측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우리들은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쌍용차 휴직자 복직… 1천374일 '고단한 나날'
입력 2013-01-1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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