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해 온 '심리적 부검'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인천시는 2011년부터 자살자 유가족들을 상대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해 왔다. 국내에서는 부산시가 올해부터 심리적 부검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부산보다 인천이 2년이나 먼저 심리적 부검을 실시한 것이다.

첫도입 발표 부산보다 빨라
2년 전부터 유가족 등 조사
9월 전국 첫 결과발표 예정


인천시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지역에서 자살한 24명을 대상으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추가 조사를 거쳐 오는 9월 자살 예방의 날에 종합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심리적 부검은 자살자의 행적과 글, 지인이나 가족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연구다. 이렇게 모은 조사 자료를 토대로 어떤 계층이나 심리적 환경에 처한 사람이 자살 고위험군에 포함되고, 어느 시기에 자살을 많이 하는지 등을 분석해 자살 예방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1980년대 세계에서 자살률 1위로 골머리를 앓던 핀란드가 심리적 부검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자살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성과를 올렸다.

자살예방센터의 기초적인 심리적 부검 결과, 자살자 대부분은 이전에도 자살을 기도했던 경험이 있었고 지인이나 가족에게 "살 이유가 없다" 등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이와 함께 자살할 당시 술을 먹은 흔적이 있고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천지역 10만명당 자살자(2011년 기준) 수는 32.8명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인천시 각 군·구의 자살자 현황을 보면 부평구가 179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남동구 164명, 남구 154명, 서구 120명, 계양구 99명, 연수구 88명, 중구 38명, 동구와 강화군이 각각 27명, 옹진군이 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올해에도 심리적 부검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농·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청소년 정신건강 평가, 자살 기도자 사례 관리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특히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충동적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농약함 보급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촌지역의 경우 충동적으로 주변에 있는 농약을 먹고 자살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별도의 자물쇠가 달린 농약함을 보급해 자살을 조금이라도 예방해 보겠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김명호기자

심리적부검

전문 검사관이 자살자의 가족·친구들을 만나 심층면접을 하고, 고인의 일기 등 개인적 기록과 병원 의무 기록, 검시관의 진술 등을 수집해 자살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1980년대 자살률 세계 1위였던 핀란드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고 최근 국내에서도 자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자살률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이 정책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