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새누리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교감 속에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이 후보자를 놓고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통합당이 일찌감치 '낙마ㆍ자진사퇴'로 선을 그은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당내에서조차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될 국회 본회의에서 '이동흡 임명동의안'이 새누리당 이탈표로 인해 부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야당의 의혹 제기가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21∼22일 이틀간 이어질 인사청문회의를 일단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자가 TK(대구ㆍ경북) 출신이고 우파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 헌법재판소내 이해관계, 나아가 새 정부 출범과 연계된 국정주도권 신경전 등이 야권의 '이동흡 낙마론' 배경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 핵심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제기한 의혹 자체가 헌법재판소장직을 수행하는데 결정적인 흠이라 보다 이 후보자에 대한 '망신주기' 성격이 강하다"며 "여러 의혹에 대한 야당의 입증, 이 후보자의 해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적격ㆍ부적격을 판단할 게 아니라 '국회 시스템'에 맡긴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의 낙마가 현실화될 경우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이 대통령은 물론 박 당선인에게까지 적지않은 타격을 줄 수 있음을 감안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따라서 이동흡 인사청문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주말인 이날 개별적으로 청문회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등 격한 공방이 펼쳐질 청문회 준비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청문특위 위원은 "이번에는 '무턱대고 통과시키자'는 부담은 없는 상태"라며"원내지도부가 통상 집권여당 의원으로서 입장을 유지하기를 기대할 뿐 이렇다할 지침을 제시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내 이 후보자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롭게 제기된 의혹들이 걱정되는 수준"이라며 "언론보도만 놓고 보면 부적격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의혹들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