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흉기난동 피의자 현장검증 /연합뉴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거리에서 전 직장 동료와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31)씨에게 25일 징역 14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며 전혀 면식 없는 피해자들에게도 중한 상해를 가한 데다가 피해자들은 지금도 큰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의 쟁점은 김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는지, 범행 이유가 직장 동료들의 따돌림 때문이었는지 등이었다.

검찰 측은 평소 김씨가 정신이상 행태를 보이지 않았고 직장에서도 오히려 김씨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는 전 직장 동료를 증인으로 내세우고 사건 발생 전까지 김씨에게 정신과 치료 전력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김씨가 어릴 적 가혹행위에 가까운 체벌을 당하는 등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고 동료들의 험담을 못 이겨 직장을 그만둔 후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서울남부지법 406호 법정에서 전날 오전 11시30분부터 이날 오전 1시께까지 13시간 넘게 이어졌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10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했다.

김씨가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는 데 전원의견이 일치했다.

검찰은 앞서 김씨에게 징역 17년을 구형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20년을 청구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나온 김씨는 공판 내내 눈을 반쯤 감은 상태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올 때면 고개를 가로저으며 변호인과 상의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22일 저녁 영등포구 여의도동 거리에서 전 직장상사였던 김모(33)씨와 부하직원이던 조모(32·여)씨를 흉기로 수 차례 찌르고 달아나다 행인 안모(33·여)씨와 김모(31)씨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