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가 3차례의 도전끝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자력으로 개발한 로켓을 자국 발사대에서 쏘아 올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 이른바 '스페이스(우주) 클럽'에 11번째로 이름을 올린 순간이다. 또 우주 선진국을 향한 꿈도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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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속돌파 → 위성덮개 분리
→ 2단 점화 '숨죽였던 9분'
노르웨이 수신국과 교신성공
정부, 정상궤도 진입 공식발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30일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나로과학위성을 정상 궤도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로호는 이날 오후 4시 이륙한 뒤 발사 54초만에 음속을 돌파했으며 215초 뒤 예정대로 페어링(위성덮개)이 분리됐다. 페어링 분리는 발사장에서 245㎞ 거리, 고도 177㎞ 지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229초에 1단(하단) 엔진이 중단됐고 3초뒤인 232초에 1단 로켓이 떨어져 나갔다. 분리된 1단 로켓의 낙하지점은 발사장에서 약 2천700㎞ 떨어진 해상으로 예상된다.

발사 후 395초 시점에서 2단(상단) 고체연료가 점화돼 그 추진력으로 목표궤도 진입에 성공했으며 약 9분(540초)께 위성을 분리해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임무를 완수했다.

이어 나로위성이 보내오는 비콘 신호를 노르웨이 트롬소 수신국에서 탐지하는데 성공, 나로위성이 목표 궤도에 진입해 정상적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가 30일 오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발사 실패와 연기를 거듭해 온 한국우주발사체 사업이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인해 10년 숙원을 푼 것은 물론이고 독자 위성발사체를 갖기 위한 20여 년에 걸친 노력의 첫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금까지 포착된 신호를 분석한 결과 우주발사체(로켓)로서 나로호는 위성을 목표 궤도에 목표 속도(초속 8㎞)로 정확히 올려놓았다는 의미다. 이제 발사 12∼13시간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나로 위성과의 교신에 성공하면 나로호 계획은 완벽한 마침표를 찍게 된다. 나로호의 완벽한 성공 여부는 나로호 발사 후 11시간 37분 뒤인 31일 오전 3시37분에 확인할 수 있다.

이주호 장관은 발사 성공 직후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각종 분석 결과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전해드린다"며 "(최종 성공 여부는) 내일 새벽 대전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주 강국을 향해 한단계 도약하게 됐다"며 "오늘의 감격을 동력으로 삼아 한국형 발사체를 독자개발, 2020년께에는 우리 기술로 우주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나로호 발사 성공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될 한국형발사체의 발사 시점을 당초 2021년에서 2018~2019년으로 2~3년 앞당기겠다는 '우주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나로호 발사 성공과 관련, "새로운 '우주시대'를 열게 된 것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성공을 통해 그동안의 노력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었음을 확인한다"면서 "이제 본격적인 우주과학시대를 열어가는 첫 출발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종·임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