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속노조 총파업 돌입한 가운데 이날 밤 한진중공업 복직근로자 고(故) 최강서씨의 시신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으로 안치하고 사태해결을 요구하며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고(故) 최강서씨시신을 영도조선소 내로 운구하면서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 손배소 철회 등을 담은 유서를 남긴 뒤 노조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금속노조 총파업 3대 현안 해결과제는 크게 정규직화, 정리해고, 노조파괴 등이다.
노조 측은 이날 밤 경찰과 대치하다가 기습적으로 영도조선소 서문 오른쪽의 쪽문을 부순 뒤 최씨의 시신을 영도 조선소 안으로 옮겼다. 이후 노조원 100여명이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 경찰과 대치했다.
그러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과 노조는 31일 오전 7시 현재 영도조선소 정문 밖에서 대치 중이다. 조선소 안에 들어간 근로자 100여명은 최씨의 시신과 함께 농성을 이어가며 사측에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측은 31일 부산시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와 경찰이 시신 보존을 위한 냉동차 반입을 막으면서 시신 훼손을 방치하고 있다"며 "시신이 조금이라도 훼손된다면 책임은 경찰과 회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영도조선소에 시신을 두고는 절대로 협상할 수 없다는 회사 입장은 최강서 열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회사가 조건없이 즉각 협상에 임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158억원 손배소 철회, 노조 탄압 중단, 유가족 대책 마련, 경찰에 연행된 노조원 석방, 영도조선소 안에 있는 노조원들의 무사귀가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상 영도조선소 안 농성을 절대 멈추지 않고 되레 투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회사는 "시위대가 영도조선소 점거를 중단하고 시신과 함께 조선소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대화의 여지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사측은 "시위대가 국가보안시설인 영도조선소 철문을 부수고 난입, 시신을 내세워 농성을 하고 있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시위대의 불법점거로 직원과 선주 관계자, 협력업체 직원 등이 정상출근을 못하고 있고 관리직 직원 수백명이 건물에 고립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절박한 회사 형편에 일감 확보를 위한 신규 수주가 임박한 상황이어서 금속노조의 농성이 발주처의 의사결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큰 만큼 금속노조는 즉시 농성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많은 조합원이 원만하게 사태를 해결, 회사 정상화를 바라고 있는데도 금속노조가 시신까지 옮겨가며 농성을 하는 것은 갈등을 확산시켜 사태를 장기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 손배소 철회 등을 담은 유서를 남긴 뒤 노조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