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정책의 문제점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인천 부평과 서구·남동구 등에서 주민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구도심에 원룸형 주택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면서 주차난을 가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터 등 주민편의시설 또한 전무한 것이다. 난개발도 주거환경 악화를 부채질했다.
이런 현상은 가히 전국적이다. 모텔과 주점 등 유흥가가 밀집된 역세권에 마구잡이로 건설을 유도하다보니 인근 주민들의 범죄 걱정이 커지고 자녀교육 여건도 나빠지는 추세이다. 주차문제는 점입가경이어서 이면도로는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 상당수 미니주택 입주민들의 불편도 만만치 않다. 이웃과의 소통은 고사하고 불량 시공으로 인한 소음공해에다 일조권문제, 사생활보호 미비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건물주들은 더 불안하다. 도시형 생활주택 10채 중 8.5채가 1~2인 가구용으로 원룸 홍수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덕분에 공실률이 급증, 지난해 준공된 5만여채 중 미입주율이 30%에 이른다. 7개월 이상 빈 채로 남아있는 악성 공실률만 20%가 넘는 등 수익률이 곤두박질해 도시형 생활주택은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공공임대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이나 지자체 등의 재원이 턱없이 부족해 언감생심이다. 주수요층인 20~30대 취업률 감소와 실질소득 저하 등으로 중장기적 수요위축은 불문가지인데 금년에도 신축은 계속될 예정이어서 우려가 더욱 큰 것이다.
전세대란과 소형주택수요 급증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위해 정부가 2009년부터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에 한해 주차장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연 2%의 자금을 특별 지원했던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이 부동산경기 부진의 돌파구로 틈새시장에 대거 참여한 터에 건축주들이 수익성이 높은 원룸 짓기에 올인한 것이다.
반면에 3~4인용 주택공급은 큰 폭으로 위축된 나머지 전세금의 고공행진이 여전하다. 구도심의 슬럼화 조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적 특성이나 수요의 다양성을 고려치 않은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초래한 결과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행복주택프로젝트' 운운하며 주거복지를 공약한 바 있다. 서민주거 안정 문제를 어찌 해결할지 주목된다.
안이한 대처가 빚은 원룸 홍수
입력 2013-02-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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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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