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증설사업 검토중
이격거리 짧아 방호 어려움
시 "심의 당시 계획 몰랐다"
오렌지듄스, 운영 문제없어
지난 3일 오후 2시께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 외곽 골프장 진입도로. 도로를 따라 이동하자 골프장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이 방향을 따라가자 액화천연가스(LNG)를 기화해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기화송출설비 공사장이 있었다. 공사장 인근에는 '관계자외 출입금지' 푯말이 붙어 있었다.
이곳을 지나 인천기지 외벽을 따라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18홀 규모의 '오렌지듄스' 골프장으로 향했다. 골프장과 인천기지 외벽 사이에는 500m가량 이격거리가 있었다. 골프장과 인천기지 외벽 사이에 위치한 가스공사 소유의 4지구가 아직까지 공터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이곳에 LNG탱크를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가스공사는 증설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다. 가스공사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골프장과 인천기지는 울타리가 맞붙을 정도로 가까워지게 된다.
가스공사 방호담당자는 "앞으로 시간이 지난다면 골프장과 붙어 있게 돼 방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지금 와서 방법이 없다. 전국 LNG기지 가운데 인근에 체육시설이 있는 곳은 제일 규모가 큰 인천기지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LNG 배관 등과 사람의 출입이 잦은 시설물과는 이격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다. LNG탱크와 외벽과의 이격거리도 법에서 정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곳에 LNG탱크가 들어설 경우 관련 법에도 위배될 수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LNG탱크와 외벽과의 이격거리, LNG 배관과 다른 시설물과의 거리 등을 종합하면 500m 길이 이상의 유휴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프장 부지는 대림산업 소유로 지난 2004년 LNG화력발전소 부지로 승인을 받아 매립됐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발전소를 건립하지 못하고 방치되다 지난해 초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골프장 계획을 허락하면서 골프장 조성이 시작됐다.
인천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당시에는 골프장 옆 유휴부지의 LNG탱크 증설 계획을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가스공사의 의견 제시도 없어 안전 및 보안 등에 대해서는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증설이 돼 가스공사와 골프장이 붙는다면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어차피 인천시나 연수구가 LNG탱크를 증설하는 것을 허용할 리가 없다"며 "안전 등에 대한 부분은 가스공사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렌지듄스 관계자는 "다음달 준공승인 신청을 내려고 한다"며 "현재는 이격거리가 있어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공사 증설에 대해서는 들어봤다. 이격거리가 확보될지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