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을 앞두고 있는 인천지역 아파트 2곳의 입주예정자들이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며 입주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입주가 시작되는 청라 푸르지오 아파트(751가구) 입주민들은 건물 구조물에 철근이 설계보다 적게 시공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최근 시공사를 상대로 입주거부 및 잔금납부 유예 의사를 밝혔다.

청라푸르지오 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께 아파트 건설현장의 철골하청업체 직원이 입주자협의회를 찾아와 "일부 구조물에 철근이 50%만 시공됐다"고 주장했다. 58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는 태풍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중간층에 '벨트월'이라는 구조물을 만드는데 현장 근로자들의 실수로 전체 4개 동 중 2개 동의 '벨트월'에 설계보다 적은 철근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제보 직원의 구체적인 증언에 입주자들은 크게 동요한 상황. 주민들은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문제제기를 하며 벨트월을 절개해 확인하자고 요구했지만 시공사는 이를 거부했다.

그런 와중에 이 직원이 지난달 초 "임금문제 때문에 허위제보를 했다"는 편지를 남기고 종적을 감춰버려 입주자들은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입주자협의회는 "시공사 및 관련 업계가 제보직원을 매수한 것 아니냐"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입주도 잔금납부도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논란이 일자 시행사도 이같은 의혹을 해소해 줄 것을 시공사에 요구한 상태다.

입주자협의회 김상일 시설위원장은 "다른 곳도 아니고 안전상 중요한 구조물에 대한 문제인데 왜 이상이 없음을 확인시켜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얼마전 판교 푸르지오(오피스텔) 건설현장이 무너진 것을 보면서 불안감이 더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시공사 대우건설 관계자는 "제보자가 진술을 번복해 신빙성도 없는 상황에서는 주민 요구사항을 들어주긴 어렵다"며 "구조전문가의 감리, 승인도 받고 주민 전체 동의도 받아야 하는 등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달 중순 입주하는 계양구 귤현동 센트레빌(715가구) 입주자들은 누수와 균열 등의 문제로 시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입주자들은 사전점검 당시 아파트 전체 13개 동 가운데 7곳의 출입구와 지하주차장에서 누수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또 최상층 인테리어 및 놀이터 등이 설계와 다르게 시공됐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보수가 완료될 때까지 입주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예정자 A씨는 "많은 아파트를 분양받아봤지만 이렇게 심각한 곳은 처음"이라며 "지금 보수를 한다 해도 제대로 된 조치를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시공사인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전점검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건설사와 주민들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입주하기 전에 점검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므로 하자와 관련된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재·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