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2천900여만명에 달하는 '민족 대이동'이 8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8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맹위를 떨쳤지만 짧은 연휴에 귀성길을 서두른 시민들은 역, 터미널,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오후 3시께 서울역 대기실은 오전에 직장을 마치고 귀향하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양복과 코트를 입은 채 서울역에서 부인과 자녀를 만나 승강장으로 향하는 남성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기차 편 하행선 전 노선은 오전 10시께부터 일찌감치 매진됐다. 터미널에는 취소된 승차권이나 암표를 구하려는 모습도 간혹 엿보였다.
을지로입구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이명훈(29)씨는 "집이 부산이다. 회사에서 고향에 간다고 하니 오전 근무만 하고 내려가라고 하더라"며 "이번에는 설날 휴일이 짧아 아쉽다. 회사가 바빠서 부모님 선물도 못 사서 돈으로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시댁에 내려간다는 장문선(35·여)씨는 "작년 6월에 출산하고 처음으로 딸을 데리고 시댁에 내려간다"면서 "멀긴 하지만 1년에 몇 번 가지 못하고 시부모님이 손녀를 너무 보고 싶어하셔서 빨리 가야 한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편도 거의 만석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기본 정규 노선은 거의 매진"이라며 "현재 임시차량을 790대 증차했지만 예매율이 90%를 넘기 때문에 현장에 가도 사실상 표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터미널은 예매한 표를 찾으려는 사람들과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해 현장에서 표를구해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인 사업을 하는 최동훈(31)씨는 "오랜만에 대구에 계신 부모님 뵐 생각에 기쁘다. 선물보다는 현금이 나을 것 같아 작년보다 더 넉넉히 준비했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고속도로는 오후 들어 정체구간이 늘어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중부내륙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일부 구간에서 시작된 정체가 점차 늘고 있다.
오후 4시에 출발했을 때 승용차로 서울에서 대전까지는 4시간 30분,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6시간 40분,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6시간 30분이 소요되고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도 북적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8~12일 인천공항으로 입·출국하는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7.
5% 늘어난 약 5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만 12만1천여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7~11일 김포공항을 출발하는 국제선 이용객이 2만2천8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8~11일 8만8천482명이 김포공항을 출발해 지방으로 향할 것으로 공사는 내다봤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설 기간 항공편은 거의 매진돼 표를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에는 연휴가 짧아 고속도로가 유난히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토해양부는 올 설 연휴에 전국의 귀성·귀경 예상인원이 모두 2천919만명으로지난해 설 연휴의 2천916만명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하루 평균 이동인원은 올해 584만명으로 20.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도로공사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전국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교통량이 370만대(설 당일 445만대)로 지난해보다 8.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