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 늘고·접근성 취약
인천시 이전 권장에 '시큰둥'
전국 80% 독보적 수출비율
업체 결집 '큰 틀'선 공감대
송도신항배후·아암물류2단지
장기적 조성 검토 필요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는 중고자동차의 비율은 전국의 80%에 달한다. 2012년의 경우 전국에서 수출된 34만여대의 중고차 중에서 30만여대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됐다. 이처럼 인천은 중고차 수출의 '메카'라고 불릴 만큼 중고차 수출이 활성화돼 있지만, 이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방안에 대한 인천시와 업체들의 시각은 판이하다.

■ 늘어나는 중고차산업

인천이 중고차 수출에 있어서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인천항은 전국 항만을 통해서 수출되는 중고차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전국 중고차의 82%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됐다. 수출액으로는 2007년 5억7천여만달러에서 2012년 14억달러로 5년 동안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시는 송도관광단지에 있는 300여개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중고자동차 업체들에 '아라오토밸리'로의 이전을 유도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송도관광단지에서의 영업이 불법인 만큼, 아라오토밸리로 업체들을 이전시켜 중고자동차 수출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 아라오토밸리? 현장에선 갸우뚱

인천시는 '아라오토밸리'를 중고차수출단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업체들의 입장은 인천시의 방침과 온도차가 크다. 업체들은 아라오토밸리의 경우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바이어의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의 이유로 오토밸리를 꺼린다.

중고차수출단지협의회 이남희 홍보국장은 "인천의 가장 큰 장점은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중고차들을 저렴하게 수출할 수 있다는 점인데, 아라오토밸리는 이러한 수도권의 이점을 살리기 어렵다"고 했다. 율도(서구) 중고차수출단지에서 아라오토밸리로 옮겨왔다는 김영선(39)씨는 "율도에 비해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통이 불편하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상인들이 오토밸리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업체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지만, 인천시는 중고차 업체를 아라오토밸리로 이전한다는 방침만을 고수하는 등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해결방안은 없나?

중고차업계는 한 목소리로 "중고차업체들을 결집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인천시도 마찬가지다.

'중고차 업체의 결집'이라는 큰 틀에서는 인천시와 업체가 같은 의견인 만큼, 합의점 도출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송도신항배후단지 또는 아암물류2단지 등을 중고차수출단지로 조성하는 것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고자동차수출조합은 각 업체들에 아암물류2단지의 입주의향을 묻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중고차수출단지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법행위도 해결해야 될 문제다. 불법 주·정차를 비롯해 차량불법개조, 불법주유 등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각 지역에서는 중고차 업체가 들어서는 것을 꺼린다. 이는 업체들의 자정노력과 함께, 인천시의 적극적인 계도·단속이 필요한 부분이다.

/정운·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