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뿐인 관광단지에 떠밀려
입지 열악한 경인항 가라니…
적자 땅주인·갈곳없는 업자
"벌금 내도 부지 확대 추진"
인천 송도관광단지 내에 들어선 중고차수출단지가 확대되고 있다. 이 곳은 최근 개발행위 허가가 만료돼 중고차수출단지가 들어서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불법인데도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은 "갈 곳이 없다"며 벌금을 내더라도 송도에 있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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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관광단지 1~3블록(40만여㎡)을 차지하고 있던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송도유원지(4블록)를 임차하는 내용의 협의를 인천도시관광 측과 진행 중이다. 송도유원지 부지 20만3천여㎡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관광은 늘어나는 적자 규모를 줄이고자 임대에 적극적이다. 이 임대 계약이 체결되면, 송도지역 중고차수출단지 면적은 60만여㎡ 수준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인천시는 2011년 10월 송도관광단지 조성계획을 승인하고 지형도면을 고시한 상황. 실시계획이 인가되면서 관광단지 내 중고차수출단지는 불법이 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사업시행자(인천도시공사) 재정 악화 등으로 송도관광단지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자 토지주들이 관광단지 땅을 중고차 수출업체들에 임대하게 됐다.
연수구청은 관광단지 내 가설건축물(컨테이너) 121개동에 이미 이행강제금을 부과했고, 추가로 350여개 컨테이너에 대해서도 이행강제금을 물릴 예정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벌금을 내더라도 이곳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버티고 있다.
인천시는 '불법' 중고차 수출업체들에 경인항 '아라오토밸리'로 이전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상인들은 아라오토밸리에 중고차 바이어들이 찾아오지 않고, 물류 비용이 비싼 데다, 공간이 좁아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계속 송도관광단지에서 불법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불법 영업이기 때문에 관할 관청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탓에 송도에서는 차량 불법개조, 유사석유 판매 등 차량 관련 범죄가 이뤄지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 수출량 증대와 물동량 창출 등에 기여하는 중고차수출단지가 불법의 온상,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하루빨리 시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라고 있다. 전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관계자는 "수출·물동량 증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중고차수출단지의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작정 자리도 없는 경인항으로 가라고 인천시가 떠밀 것이 아니다"며 "인천시는 실질적으로 인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