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간암환자인 A씨는 중국 톈진(天津)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아픈 몸을 이끌고 타국으로 떠난 이유는,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생명연장의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장기이식은 장기 기증자를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돼 있다. 매매를 통한 장기이식은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법 위반이다.

하지만 A씨에게 접근한 장기매매 브로커들은 중국에서의 장기이식을 마치 합법적인 것 처럼 꾸며, 1억8천만원을 받고 간 이식수술을 알선했다. 현지에 있던 브로커 조직의 공범들은 '한국계 의사'로 소개되며 불법 장기매매를 도왔다. 이같은 형태의 장기매매 범죄는 인도에서도 저질러졌고, 일부 환자들은 아직도 불법 장기이식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중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해외원정 장기매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5일 장기 이식을 알선하고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36)씨를 구속하고, 인도인 C(39)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을 통해 장기를 팔고 돈을 챙긴 박모(37)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A씨 등에게 모두 3차례에 걸쳐 이식을 중개하고 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중국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브로커 B씨를 통해 불법 수술을 알선했다. 이식된 장기의 출처는 수사중이다.

중국 공안의 불법 장기매매 단속이 심해지자, 장기매매 조직은 인도로 눈길을 돌렸다. 인도인 C씨 등은 지난 2011년 5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신용불량자 등 돈이 필요한 장기 매도 희망자를 인터넷으로 모집, 이식을 원하는 환자들과 함께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으로 데려가 장기 이식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환자들에게 건당 최대 2억원을 받았으며, 장기 매도자에게 건당 3천만원씩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브로커들이 장기 매도자와 이식환자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위조해 가족으로 꾸며, 이식수술이 합법적인 것처럼 인도 의료진을 속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