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루 포획 허용. /연합뉴스=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제주에서 노루 포획 허용이 3년간 한시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25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3년간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한시적 지정해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조례안이 이달 28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3년간 유해 야생동물에 노루가 포함돼 총기류, 올무 등 정해진 포획도구로 노루를 포획할 수 있게 된다.

부대의견으로는 적정 포획지역 지정 등 효율적 포획방안을 수립,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써 한라산의 상징이자 산간지역 농작물 피해의 주범인 제주 야생 노루를 3년간 한시적으로 포획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날 도의회 환경도시위에서는 노루 개체 수 증가를 미리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행정 당국에 대한 질타가 잇따랐다.

김명만(민주통합당) 의원은 "2011년 조례를 발의한 지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행정 당국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장기적으로 노루의 개체 수를 관리할 로드맵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하 민철(새누리당) 의원은 "1980년대에 노루 개체 수는 이미 적정 수치였는데 25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국비를 끌어와서 농민 피해에 대한 보상금을 늘려주는 등 현실적인 보상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의 노루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개체 수가 적었으나 1987년 이후 보호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눈에 띄게 그 수가 늘었다.

2011년 5∼11월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가 해발 600m 이하인 지역(면적 1천127.4㎢)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루 개체 수는 1만7천756마리였다.

제주도환경자원연구원이 2009년 3∼11월 제주도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1만2천881마리)보다 37.9%(4천875마리)나 늘었다.

노루 개체 수가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농작물 피해도 날로 극심해졌다.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 농민들은 아무리 보상금을 지급하고 피해예방시설, 설치비를 늘려도 피해가 반복된다며 노루 포획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제주도의회 구성지·김명만 의원이 노루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노루 포획 허용 조례안을 발의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하기에 앞서 노루 피해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책과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정을 반대해왔다.

이처럼 찬반 논란이 심화되자 도의회는 지난 1월 노루의 적정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