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없어 재취업 못해
오늘 세계여성의 날 무색
국비 지원 직업훈련조차
적게 뽑는데다 분야 한정


"결혼 전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이었지만, 경력단절 후 취업이 어렵네요."

8일은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한 '세계여성의 날'이지만,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는 우리나라 30~40대 여성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5.8%로 30대 남성(92.5%)보다 36.7%p 낮고, 40대 여성의 경우 64.4%로 40대 남성(92.8%)보다 28.4%p 낮았다.

하지만 출산·육아 문제로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인데다 일자리 수도 드물어 30~40대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을 원해도 극심한 취업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만난 박진희(45·여)씨는 지난해부터 직업상담사로 일하기 위해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고 여러 곳에 원서를 제출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박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 전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오랫동안 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박씨는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은 넘쳐나는데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특히 40대 중반이 넘은 여성의 경우 꺼리는 곳이 많아 계속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시에 거주하는 김소연(38·여)씨 역시 아이들이 커가면서 결혼 전에 일했던 디자인쪽 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8년여의 경력 단절이 김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경력단절여성 전문직업훈련을 지난 2009년부터 국비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 등 16곳에서 진로지도사, 한부모자녀지도상담사 등 64개 과정이 진행되며 직업상담, 직업교육, 취업알선 등을 돕고 있다.

하지만 분야가 상담사, 방과후 지도사 등으로 한정적인데다 모집인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 관계자는 "30~40대는 활발히 경제활동에 참여해야 할 시기이지만 취업 범주가 좁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이들이 충분히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분야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