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돼 허술한 복원
'혹평' 1차 복원 바탕 작업
마이너스 요인 작용 우려
아스팔트 주차장도 눈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남한산성이 다음달 유네스코의 사전 예비실사를 코앞에 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관련 예산이 절반이나 삭감되면서 일부 시설의 복원이 불가능해진 데다, 일부 시설은 아직 설계단계에 그쳐 실사 전 마무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지난 1월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 지난 1일 센터로부터 접수확인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부터 6월까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회(ICOMOS)의 사전 예비실사가 진행되며, 1차(올해 7~10월)·2차(올해 11월~2014년 1월) 평가가 이뤄진 뒤 내년 6월 등재여부가 최종 심의 결정된다.
도는 예비실사에 대비, 국가 및 도지정 문화재 12개소 보수정비와 주차장, 장애인 편익시설 정비 등 15개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복원 관련 예산 일부가 삭감된 데다 이번 복원이 1970년대에 이뤄진 1차 복원을 바탕으로 한 재복원이라는 점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1차 복원이 역사적 고증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올해 한흥사지 등 폐사지 9곳의 복원 관련 예산 5억원을 신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이들 폐사지는 사찰과 군영 공간이 결합된 17~19세기 승영사찰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도는 추가경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정여건상 감액추경이 거론되고 있어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아스팔트 일색의 남문주차장도 유네스코측으로부터 '친환경주차장으로의 전환'을 요구받았지만 아직 설계단계에 머물러 실사 기간까지 마무리 지을지는 미지수다.
복원을 엄두조차 못 내는 곳도 있다. 남한산성 외성의 경우는 '인위적인 복원'이라는 이유로, 과거 125개였던 군포지(군사들 숙영지)는 터만 존재한다는 이유로 각각 복원하지 않기로 했다.
수어장대와 각 대문의 기둥을 받치는 장초석(주춧돌)의 경우 남문은 높낮이가 서로 다른 사각 기둥, 서문은 원통, 북문은 일반돌 등 세 곳의 대문이 모두 제각각이지만 복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제 막 등재 신청을 마친 데다가 예비실사도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부분도 여럿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선을 다해 유네스코 등재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임명수·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