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이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농성장 철거를 시도한 8일 오전 농성장을 막고 있던 쌍용차 범국민대책위 관계자들과 중구청 직원들이 서로 뒤엉켜 넘어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청이 8일 오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농성장의 강제 철거를 시도하자 농성 중인 노동자와 시민 등이 육탄으로 저지하면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구청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철거를 시작한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읽고 나서 직원 150여명을 농성장에 진입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를 막으려고 농성장 앞을 막던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조합원과 시민 등 20여명이 밀려 넘어졌다.

고 전태열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 등 시민 2명과 구청직원 2명이 다리와 허리 통증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농성장 철거를 시도하는 중구청 직원들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8시 40분께 다시 한번 철거 인력이 진입했으나 또다시 가로막혔고 이후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중구청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지난 3일 화재로 탄 덕수궁 담 서까래 등 문화재 보수공사를 위한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고 구청은 이를 허가했다"며 "오늘 중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민주통합당 은수미·진선미 의원, 권영국·김태욱 변호사 등은 농성장 안에 앉아 철거를 막고 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개 중대 180여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하고 소방차와 구급차도 대기 중이다.

이종도 중구청 건설교통국장은 "지난달 28일 보낸 계고장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27일 농성장을 자진철거하겠다는 구두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최근 농성장 화재로 자칫하면 대한문과 덕수궁이 '제2의 남대문'이 될 수도 있었다"고 강제철거 집행 배경을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