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포항 산불 방화 혐의로 중학생 A(12)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은 이날 오후 3시 35분께 북구 용흥동 한 아파트 뒷산 밑에서 친구 2명과 함께 놀다가 1회용 라이터로 나뭇잎에 불을 질렀고 119에 신고를 한 뒤 현장에서 도망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탐문수사 등을 통해 A군이 불을 낸 사실을 알고 오후 9시께 집 근처에서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나뭇잎을 모아 불을 붙인 점 등으로 미뤄 실화와는 관계가 없다"며 "이들을 상대로 고의로 불을 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3시50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탑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6시간여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포항 산불로 주민 5명이 경미한 화상과 타박상,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선린병원과 포항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 2개 동의 꼭대기층 3가구에 불씨가 튀어 내부가 탔고, 불이 인접 주택을 덮쳐 50가구가 타는 등 53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불은 오후 3시 50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용흥초등학교 뒷산에서 시작돼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수도산, 양학산으로 번졌으며 1㎞가량 떨어진 우현동 포항여중 뒷산까지 확산돼 수십 ㏊의 피해를 냈다.
포항시는 용흥동과 양학동, 우창동 등 3개 동 주민을 긴급 대피시켰다.
당국은 헬기 10대와 소방차 90여 대, 소방관과 군인 등 2천3백여 명을 투입했으나 초속 10미터 이상의 강한 바람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9시 경 큰 불길은 잡히고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작은 불씨만 남았지만 불 확산에 대비해 인력 2천여명이 현장에서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