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 시민이 서울 용산의 휴대전화 매장에서 안내판을 살펴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불법 과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휴대전화 서비스 영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이동통신사에 사전경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두달 넘게 이어진 이동통신사들의 순차 영업정지가 13일 종료됨에 따라 영업정지 이후의 보조금 상황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순차 영업정지가 시작된 1월7일 이후 지난 8일까지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13만8천389명 늘었으며 KT와 SK텔레콤은 각각 2만5천65명과 11만3천324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영업정지 기간 적지않은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벌인 가입자 쟁탈전에서 LG유플러스가 이익을 본 반면 다른 두 회사는 보조금 부담에 가입자 손실까지 이중고를 겪은 것이다.

KT의 14일 영업 재개로 순차 영업정지는 모두 끝나지만 이처럼 각 이통사가 다른 성적표를 쥐게 된 만큼 업계는 과잉 보조금 경쟁이 '연장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가 순감한 이통사가 잃어버린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다시 보조금 경쟁을 촉발하고 다른 이통사가 이에 대응하면서 시장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영업정지가 끝난 직후인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통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지난 영업정지 기간 보조금 경쟁이 오히려 과열된 바 있어 추가 제재가 얼마만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업정지 기간 이미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해 온 이통사가 더 '보조금 전쟁'을 치를 '총알'이 있는지도 변수다.

이통사들은 장기간의 출혈 경쟁을 통해 각자 거액의 보조금을 시장에 쏟아넣은 바 있어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기기변경 가입자 유치가 정지된 자사의 영업정지 기간에도 기기변경자를 대상으로 수십만원씩의 보조금을 투입한 상황이다.

방통위의 추가 제재 방침과 이통사들의 빈약한 재정상태에 신작 스마트폰 출시 스케쥴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번호이동 시장에 '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갤럭시S4는 다음달 중 출시될 전망인데, 그 사이 이통사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미 올해 1분기 보조금 지출이 많은 까닭에 정상적이라면 한동안 보조금 경쟁이 잠잠해질 것"이라며 "3~4월이 전통적 비수기인 만큼 적어도 갤럭시S4 출시 이전에는 시장이 급랭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