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국회의원 중 상당수가 자신의 지역구 지방의원으로부터 고액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사고 있다. 또 후원자들이 직업을 밝히지 않거나 '회사원' 등으로 모호하게 기재하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정치자금법에 따라 공개한 '2012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경인지역 여야의원 6명이 같은 당 소속 지방의원들로부터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타 지역에 비해 유독 많은 것으로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지만,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김영우(연천포천) 의원이 김광철(연천)·윤영창(포천2) 도의원으로부터 각각 500만원, 331만5천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외에도 정찬우 연천군의회 부의장으로부터 368만원, 왕영관·이종만·라원식 연천군의원과 윤순옥 포천시의원 등으로부터 각각 428만원, 320만원 , 326만4천원, 427만원을 기부받았다.

홍문종(의정부을) 의원의 경우는 임경식 양주시의회 부의장에게서 500만원을, 원유철(평택갑) 의원은 황은성 안성시장에게서 500만원을 각각 후원받았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문병호(인천부평갑) 의원이 이후종 부평구 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설훈(부천원미을) 의원이 나득수 부천시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 밖에 진보정의당 심상정(고양덕양갑) 의원은 김윤숙 고양시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을 미기재한 '묻지마식 기부'의 경우는 민주당 윤호중(구리) 의원 고액 후원자 4명이 모두 직업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정성호(양주동두천)·김경협(부천원미갑) 의원도 각각 4명이 직업을 공란으로 남겨뒀다.

새누리당 윤상현(인천남을)·정병국(여주양평가평) 의원의 경우는 각각 11명, 12명의 고액 후원자가 직업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원' 등의 모호한 기재도 적지 않아 새누리당 박상은(인천중동옹진) 의원의 경우 20명의 기부자 중 18명이 회사원이었다. 김학용(안성) 의원은 17명 전부가 회사원으로 기재했다. 민주당 윤후덕(파주갑) 의원은 고액후원자 11명의 직업이 회사원 5명, 기타 6명이어서 궁금증을 부풀렸다.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또는 동료 국회의원에게 기부하는 '셀프' '품앗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자신에게 500만원을 셀프 기부했다. 새누리당 이학재(인천서강화갑)·김태원(고양덕양을) 의원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기부받았다. 민주당 김진표(수원정)·안민석(오산) 의원은 현 비서관과 전 보좌관에게서 각각 400만원,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한편 '2012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현황에 따르면 경인지역 국회의원 1인당 평균 후원액 모금액은 1억5천971만원으로 집계됐다. 후원금 모금 1위는 3억600여만원을 걷은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었다.

/김순기·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