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설업자 윤모(51)씨의 별장에 전·현직 고위 공무원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방문했다는 '별장 모임' 참석자의 증언이 나왔다.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 모임에 몇 차례 간 적이 있다는 이모씨는 2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별장에 온 사람 중에 전현직 고위 공무원, 변호사, 은행 지점장, 지방 건설업체 경영인 등 각계 인사가 있는 것을 직접 보기도 했고 같이 간 사람으로부터 전해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씨가 이 별장에 친구부터 이권에 얽혀 접대해야 하는 인사까지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주말마다 초청했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윤씨는 통상 금요일에 지인 6∼12명을 초청해 별장 인근 골프장에서 내기 골프를 쳤다.
많게는 3팀까지 만들어 골프를 친 뒤 자신의 별장 인근 식당에서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별장에서 당구를 치거나 포커 게임을 즐겼다.
포커 게임의 경우 별장 지하에 있는 작은 방에서 통상 한 사람당 500만~1천만원 이상을 들고 한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 정도의 돈을 갖고 포커를 하면 경찰의 도박 단속 기준으로는 판돈 규모가 최소 억대에 이르게 된다.
대리석 바닥에 원목가구, 고급소파가 있는 별장은 찜질방, 당구대, 가라오케, 드럼 등을 갖춘 호화별장으로 초대받은 사람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당일부터 길게는 2박3일까지 머문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남자 혼자 따로 온 사람들의 경우 별채 3채로 나눠 들어가 성 접대를 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보였고 이들을 공급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이씨는 "윤씨가 성 접대 과정 중 일부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성 접대 당시 촬영된 동영상으로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공무원이 사정 당국 고위공무원 외에 또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그는 전했다.
이 사건을 내사중인 경찰은 윤씨와 50대 여성 사업가 A씨, 성 접대 의혹을 받는 고위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 5∼6명, 성 접대에 동원된 여성들로 추정되는 10여명 등 30여명을 조사 선상에 올려두고 있다.
이씨는 "50대 여성 사업가 A씨가 윤씨를 경찰에 고소한 이후 경찰이 압수수색 등 본격 수사를 하는 데 상당한 시차가 있어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A씨와 윤씨의 인간관계는 A씨가 윤씨에게 꿔준 20억원 가량의 돈 때문에 결국 파탄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윤씨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윤씨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계속 꺼진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