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벚꽃 군락지에서 시민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 벚꽃을 즐기고 있다. 남천동 벚꽃은 지난해 보다 13일 빨리 꽃망울을 터뜨렸다. 남천동 벚꽃의 절정은 오는 27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면서 봄꽃이 피는 시기가 20년 사이 최대 한 달 가까이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기상청이 1981∼2010년 주요 도시의 봄꽃 개화시기를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서울에서 벚꽃·매화·개나리가 피는 시기가 1980년대에 비해 평균 11일 일러졌다.

매화는 1980년대 평균 4월20일 개화했지만 2000년대에는 평균 3월26일로 25일 일찍 꽃을 피웠다.

벚꽃은 4월12일에서 4월7일로 20년 사이 5일, 개나리는 3월30일에서 3월27일로 3일 당겨졌다.

우리나라에서 봄꽃이 가장 먼저 피는 서귀포는 평균 14.3일로 변화 폭이 가장 컸다.

매화가 3월16일에서 2월15일로 29일 빨라졌고 벚꽃과 개나리도 각각 5일과 9일 일찍 개화했다.

부산의 경우 벚꽃과 개나리가 각각 6일, 매화는 9일 일러졌다.

대전도 벚꽃 2일, 매화 20일, 개나리는 1일 개화시기가 앞당겨졌다.

위도가 높고 비교적 추운 지역인 춘천은 벚꽃 4일, 매화 7일, 개나리가 1일 일찍 꽃을 피웠다.

이렇게 봄꽃이 점점 일찍 피는 이유는 개화시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2∼3월 기온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0대 도시의 2월 평균기온은 1980년대 1.2도에서 2000년대 3.0도로 1.8도나 높아졌다.

3월 역시 같은 기간 6.2도에서 7.2도로 1.0도 올랐다.

열두 달 가운데 2월 기온이 가장 크게 뛰었고 3월은 세 번째였다.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이은정 연구관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남쪽 지방의 봄꽃 개화시기가 더 많이 앞당겨지는 경향이 있다"며 "강수량과 일조시간도 있지만 기온이 개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올해 봄꽃 역시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다소 일찍 피는 추세다. 그러나 2∼3월 기온이 유난히 들쑥날쑥해 개화시기도 제각각이다.

서귀포는 평년보다 21일이나 이른 지난달 7일 매화가 피었다. 벚꽃은 지난 17일, 개나리는 11일 개화해 평년에 비해 각각 7일과 5일 일렀다.

부산도 벚꽃과 개나리가 각각 7일과 5일 일찍 피었지만 매화는 평년에 비해 오히려 5일 늦었다.

기상청은 당초 개나리가 평년보다 2∼8일 늦을 것으로 봤다. 2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고 3월 초순까지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서울의 수은주가 23.8도까지 오르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봄꽃들이 일찍 개화했다.

이 연구관은 "며칠만 따뜻해도 봄꽃들이 피는 경우가 많아 개화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당초 서울의 개나리가 다음달 4일, 벚꽃은 9일께 개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개나리의 경우 이달 초 고온현상의 영향으로 3월이 가기 전에 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