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신이란 막중한 소임을 완수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사퇴한 후보에게 단일화 대가로 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1년이 확정된 곽노현 (59) 전 서울시 교육감이 29일 가석방됐다.

곽 전 교육감은 회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오전 10시 5분께 여주교도소 정문을 통과했다.

앞서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곽노현과 함께하는 사람들' 소속 지지자 50여명은 "곽노현 무죄, 수고하셨습니다"를 외치며 그를 맞았다.

곽 전 교육감은 "변함없이 신뢰해 주어 감사드린다"며 "지지자 여러분의 사랑이 (수감생활을)견디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 서울의 교육혁신의 열기와 동력이 뚝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내 탓이다'고 외치며 가슴 아파했다"고 덧붙였다.

범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사법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납득할 수 없는 법해석을 보면서 사법정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판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곽 전 교육감은 "영화 레미제라블, 7번방의 선물이 보고싶다. 앞으로 계획은 좀 더 시간을 가진 뒤 발표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10시 20분께 승합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

법무부는 지난 18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수형생활이 모범적이었고, 전체 형기의 80% 이상을 마쳤다는 점을 감안, 곽 전 교육감을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교육감 선거 후보에서 사퇴한 대가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로 2011년 9월 구속기소됐다.

4개월여간 복역 후 지난해 1월 1심에서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4월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으나 같은해 9월 대법원이 징역 1년형을 확정하면서 곽 전 교육감은 잔여형기 8개월여를 남겨두고 재수감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