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갈산2동 주민센터의 한 사회복지직 직원이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 접속해 최근 마무리한 '초중고 교육비 지원사업' 신청서류 내용을 확인 점검하고 있다. 갈산2동에서 접수된 이 사업의 신청서류는 400여건에 이른다./이현준기자
수혜자 157% 증가할 동안
담당자는 겨우 4.4% 늘어
정부 7000명 증원 계획도
결원·행정직 전환등 따지면
실제론 4400명 느는데 그쳐
"수당몇푼 더 받자는것 아냐"
복지직, 업무분위기 조성 요구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인천지역 사회복지직 직원들의 공통적인 요구다. 복지 대상자를 찾아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복지행정을 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 일은 늘어나는데 사람은 그대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말 내놓은 '지방자치단체 복지인력 실태 및 증원규모 분석연구' 보고서를 보면 복지행정을 펴는 복지인력부족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정부의 복지정책 관련 재정규모는 45%가 늘었고, 복지 대상자는 157.6%가 늘었다. 반면 복지담당 공무원은 4.4% 증원에 그쳤다.

전국 광역·기초단체 소속 복지담당 공무원의 업무시간과 업무량도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으로 1만310여명의 읍·면·동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은 매달 법정근무일보다 평균 3일 더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1만600여명의 시·군·구 본청 소속 복지담당 공무원도 법정근무일보다 2일 정도 더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읍·면·동 복지담당 공무원 1명이 처리하는 사무실에서만 처리하는 민원 건수는 1주일 평균 17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 단위에서는 1주일 평균 200건의 사무실 내 민원을 처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 민원 전화를 내려놓자 마자 또 다른 전화가 걸려온다'는 인천의 한 동 주민센터 직원의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인천 계양구의 한 사회복지직 직원은 "20년 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복지 대상자들의 집을 직접 찾아다니고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 정도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신청 접수업무 할테니 찾아가는 복지 좀 보류시켜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 일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먼저

인천 중구에서 근무하는 선수경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장은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지자체 사회복지인력 운영 개선방안'은 인사상 인센티브 제공과 특수업무수당 인상 등을 사기진작 방안으로 담고 있다.

선수경 회장은 "수당 몇 푼 더 받자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며 "정부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복지인력 충원 계획에도 부정적이다. 7천명을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4천400여명 수준이고, 나머지는 자연감원 인원 충원, 행정직 전환 등에 따른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선 회장은 "복지업무가 국가의 위탁업무인 만큼 사회복지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하거나 현재 총액 인건비 제도에서 사회복지직 부분을 제외하는 등의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복지정책 시행에 손과 발이 되는 일선 사회복지직 직원들이 정부의 정책의도를 살려 제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게 복지직들의 요구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