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6년 설립된 의왕시 상동 A사는 경기도 우량중소기업과 동물의약품우수품질관리기준 시설 및 업체로 지정됐지만 공장 주변이 그린벨트로 묶여 공장 증축이 불가능해 최근 타 지역으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임열수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손톱 밑 가시'를 언급하며 친중소기업정책을 표방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최근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침체된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보금자리를 위해 그린벨트(GB)를 해제한 것처럼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GB도 해제해야 한다"고 했다. 규제를 완화하면 기업들이 공장을 증설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직원채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톱 밑 가시는 좀처럼 뽑히지 않고 있다. 뽑힐 듯 말 듯한 작은 가시 하나로 도내 중소기업들의 고충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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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우량중소기업이면서 동물의약품우수품질관리기준 시설 및 업체로 지정된 의왕시 소재 (주)A사(1966년 설립)는 최근 타지역으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생산량 증가로 공장 증축이 불가피한데 1971년 공장이 GB로 묶인데다 1989년에 영동고속도로에 토지 일부(2천300여㎡)가 편입되면서 인근 농지를 대토로 지목했지만 용도변경 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A사는 자신의 공장과 농지를 제외한 주변이 모두 개발이 완료돼 연접개발 여지가 전무, 사실상 GB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는데 GB내라는 이유만으로 안된다는 것이다.

시흥의 (주)B 업체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개특법) 고시 이전인 1986년 공장을 설립했으나 개특법 고시 이후 공장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GB내로 행위제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B사에서 불과 100m 앞에는 도로와 주택, 식당 등이 즐비하지만 유독 공장 확장만 안되고 있다.

첨단업종인 이천의 C사는 계획관리지역으로 묶여 있어 건폐율이 20%에 불과해 공장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650억원을 투입해 50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이처럼 도내 많은 기업들이 손톱 밑 가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이 때문에 경기도를 떠난 기업이 집계된 것만 최근 수년 동안 5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A사와 같이 난개발 우려가 없는 3천300㎡ 이하는 예외를 적용해 GB를 해제해야 한다"며 "현재의 GB 완화는 큰 틀에서만 가능해 불합리한 경우가 많은 만큼 '손톱 밑 가시'를 뽑기 위한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수·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