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현판강하식'에서 박유수 대검찰청 관리과장이 중앙수사부 현판을 내려 보관소로 가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 특수수사의 총본산이자 정치검찰이란 오명의 진원지였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3일 완전히 문을 닫는다.

1981년 4월 '중수부' 현판을 처음 단 지 정확히 32년, 전신인 중앙수사국이 생긴 이래 74년 만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10층 중수부 출입문 앞에서 중수부 현판 철거식을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박영수 전 중수부장도 참석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중수부의 마지막 모습을 함께 지켜본다.

중수부 현판은 검찰 역사관에 보존된다. 검찰은 향후 중수부에 관한 백서를 발간하고, 검찰역사관 안에 중수부 섹션을 설치해 중수부의 공과를 남길 예정이다.

중수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지난달 여야 합의에 따라 폐지가 확정됐다.

중수부의 전신은 1949년 12월20일 태동한 중앙수사국이다. 1962년 8월20일 수사국으로 바뀌었다가 1973년 1월25일 특별수사부로 개편됐다. 이후 1981년 4월24일 지금의 중수부로 개편됐다.

중수부는 검찰총장의 하명 사건을 수사하는 직할 부대이자 전국 지검·지청 특수부를 총괄 지휘하는 사정의 중추기관으로 현대사의 획을 그은 굵직한 사건 수사를 도맡아왔으나 표적사정·편파수사 시비와 함께 '정치검찰',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에 따른 업무 공백을 줄이고 특별수사체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이날 대검에 '검찰 특별수사체계 개편추진 TF'를 출범시킨다.

TF팀은 '특별수사 지휘 및 지원부서'가 새로 설치될 때까지 일선청에 대한 수사 지휘 및 지원 업무 등 최소한의 업무를 수행한다.

TF팀 총괄은 오세인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맡고 이동열(서울고검 검사), 이두봉(대구지검 부장), 조상준(대검 검찰연구관) 검사가 팀원으로 활동한다.

TF팀은 ▲검찰 수사의 중립성 확보 ▲부정부패 대응역량 확충 ▲인권보호 강화를 기본 방향으로 삼아 단순 기구개편이 아닌 특별수사체계 전반의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방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TF팀의 연구결과는 향후 구성할 검찰개혁심의위원회에 보고해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검찰은 5월 말까지는 체계 개편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검은 그간 중수부에 파견됐던 검사 15명과 수사관 18명을 일선청에 재배치했고, 향후 중수부 수사인력 10여명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등 일선 부서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