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송영길 인천시장과 함께 월미은하레일을 탔던 한 인천시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1년 2개월여에 걸친 시험운행을 하면서 지속적인 보완작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도 은하레일이 또다시 운행시스템 이상으로 멈춰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은하레일의 '현재'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은하레일의 앞날을 결정할 안전성 검증용역 결과보고 등을 앞둔 상황에서 송 시장이 직접 경험한 이번 사고가 주는 메시지는 더욱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 결정적 한 방이 되나
송 시장은 은하레일을 이날 처음 탔다. 그동안 두 차례 정도 타려고 했지만, '은하레일의 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조건 탈 수는 없지 않느냐'는 내부 의견 등에 따라 일정이 미뤄졌다.
송 시장이 은하레일을 타보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인천교통공사의 관련 보고를 받은 직후다. 은하레일의 안전성 검증용역이 내달 초로 예정된 상황에서 직접 현장을 살펴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에서 이날 탑승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날 직접 탄 은하레일 차량이 레일 위에서 멈춰서는 것을 경험했다. 은하레일의 현재 상황을 몸으로 느낀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은하레일의 사고를 체험한 송 시장은 "안 되겠네요"라는 말을 할 정도로 불만이 컸다고 한다.

■ '헛구호'가 된 개선작업
은하레일은 지난 2010년 8월 차량의 안내륜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험운행이 중단됐다. 이미 6차례 주요 사고가 발생한 뒤였다. ┃표 참조
안전성 논란 등을 거치며 다시 시험운행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인천교통공사는 당시 시험운행 과정을 거쳐 문제점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는 끊임없이 계속됐다. 차량에 전기를 전달하는 집전장치가 운행 중 떨어져 나갔고, 레일 인근에 설치된 무대기둥과 부딪히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은하레일의 '운명'을 손에 쥔 송 시장을 태운 상황에서조차 운행 도중 멈춰서는 사고가 났다.
은하레일의 안전성 검증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철도기술연구원은 올 초 중간용역 보고에서 차량분야, 궤도·토목분야, 전력분야, 신호·통신분야 등에서 이상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정위치 정차 불량 문제 등 그동안 자주 발생했던 문제 또한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사고 원인을 찾아내고, 그 문제점을 개선하면 운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던 인천교통공사 측의 약속이 '헛구호'였음이 이날 사고로 증명된 셈이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