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 입성, 현실정치에 뛰어들면서 야권의 차기 리더십 경쟁이 조기 점화될지 주목된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가도의 1차선에 진입하면서 다른 주자들의 발진을 재촉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시장 재도전을 선언한 박 시장은 최근 민주당 인사들과 활발히 접촉하며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단순히 '서울시장 재선'이라는 고지를 목표로 하는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야권 안팎에선 박 시장이 안 의원과 민주당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이를 발판으로 내친김에 '대권사냥'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로 맺어진 두 사람의 동지적 관계가 차기 대선의 길목에서 경쟁 관계로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돈다.

지난 대선에서 안 의원의 후보직 사퇴로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도 최근 의정활동과 4·24 재ㆍ보선 지원을 고리로 정치활동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대선패배 책임론 등으로 당장은 운신의 폭이 크지 않지만, 5·4 전대 이후 당 혁신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며 공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심점을 잃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문 의원을 중심으로 재결속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1월 독일로 떠나 와신상담 중인 손학규 상임고문도 오는 7월 귀국, 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과 단독회동했던 손 고문이 야권 지형 개편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까지 나돈다.

상황에 따라 손 고문이 비노(비노무현)와의 중도가치를 공통분모로 안 의원과 연대에 나설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익은 관측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당내 대표적 486인사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송영길 인천시장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 고지에 오를 경우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점쳐진다. 당장 차기를 노리지 않더라도 차차기를 노리고 잠룡들의 리그에 도전장을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3월 6개월 일정으로 독일행에 올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손 고문과 '동문수학' 중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한때 대권의 꿈을 품었던 정세균 의원, 정동영 상임고문, 천정배 전 의원 등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정치실험 성공 여부와 이에 따른 야권 지각변동의 폭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10월 재ㆍ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거치며 자연스레 차기 경쟁구도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