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친목카페'에서 만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성 친구를 찾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10대카페'를 이용한 범죄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부모와 청소년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A(18)군은 2012년 9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10대 친목카페에 남자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B(15)양에게 만나자고 접근했다.

그렇게 B양과 수시로 만나고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된 A군은 갑자기 돌변했다. "20살이 넘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다"는 B양의 옛 일을 약점 잡아 "미성년자가 성인을 만나면 원조교제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겁을 먹은 B양은 A군이 하라는 대로 따랐고, 결국 지난 1월 19일과 2월 20일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의 상가 화장실에서 A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다. A군은 B양을 성폭행하며 그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A군은 또 "돈을 주지 않으면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며 협박의 수위를 높여 두 차례에 걸쳐 현금 10만원을 빼앗았다. 그 이후로도 문자메시지로 돈을 요구했다.

견디다 못한 B양은 지구대를 찾아 사실을 알렸다. 처음엔 주변에 알려질까봐 두려워 제대로 진술을 못하고 머뭇거리다 경찰의 설득으로 그동안 말 못했던 속사정을 모두 털어놨다. 경찰은 B양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24일 A군(아동청소년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을 구속할 수 있었다.

B양처럼 10대들은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인터넷 친목카페를 통해 전혀 모르는 이성과의 만남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포털 등에 '10대친목카페'라고 검색하면 남자 혹은 여자 친구를 구한다며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둔 10대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0대들은 이들 카페에서 자신들의 알몸 사진을 주고 받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탈선이 우려됐던 10대카페를 악용한 성범죄가 처음으로 확인된 셈이다"며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이 스스로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