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에 첫 등원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여의도 입성 닷새가 지난 29일에도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회 입성 동기'인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각각 국회 국토교통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 보임된 것과 대비된다.

안 의원은 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전임 의원인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상임위였던 정무위원회로 들어가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안랩 주식 186만주(지분 18.57%)를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위,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을 소관하는 정무위에는 업무상 관련성 때문에 원칙적으로 갈 수가 없는 상태다. 기획재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산업통상자원위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상임위에 가려면 안 의원이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럴 경우 안랩 투자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안 의원 측은 다른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일대일로 접촉해 상임위 변경 의사를 일일이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별로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인원이 배정돼 있어 무소속인 안 의원은 1차적으로 비교섭단체 의원 간에만 상임위 조정이 가능하다.

현재 상임위에 속한 비교섭단체 의원은 모두 17명(통합진보당 6명, 진보정의당 6명, 무소속 5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각자가 속한 상임위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어 바꿀 의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통일위 소속 한 비교섭단체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 측에서 상임위를 바꿔줄 의향이 있느냐고 비공식적으로 물어왔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그동안 해온 게 있기 때문에 바꿀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환노위 소속 한 비교섭단체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연락온 바 없다"면서 "연락이 오더라도 우리는 바꿔줄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애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문위는 비교섭단체 의원으로 진보정의당 정진후, 무소속 현영희 의원 등 2명이 배정돼 있지만 인기 상임위여서 안 의원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안 의원측은 민주통합당 의원 쪽의 의중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안 의원에 대한 협력보다 '경계의 시선'이 강하다. 민주당 의원이 안 의원측과 상임위를 조정하려면 원내대표실에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식 백지신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백지신탁을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다른 의원들과 계속 접촉해 원만하게 조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