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현재 국민연금 기금으로 쌓여 있는 돈은 무려 400조원이 넘는다.
작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1.76배 수준. 삼성전자 주식을 몽땅 사들여 지분 100%를 확보하고도 172조원이 남는다.
1988년 1월 국민연금 출범 후 25년 1개월여만이자 2010년 7월 300조원을 돌파한 지 2년 7개월만의 일이다.
이 기금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2043년에는 2천561조원(2010년 불변가격 1천8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막대한 적립금은 2043년 정점을 찍고 난 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다가 마침내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민간보험 상품과는 달리 애초 제도 설계 때부터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돼 있다.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1998년과 2007년에 두 차례에 걸친 연금개혁으로 이른바 '소득대체율'이 70%→60%→40%로 급격히 떨어지긴 했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가입자에게 이바지한 기여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소득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 대비 연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이다.
2011년부터 40년간 가입했다고 가정할 때, 연금보험료로 낸 금액 대비 급여액 비율, 즉 '수익비'는 최하위 소득자(월 평균소득 23만원)는 4.3배, 평균 소득자(월평균소득 188만원)는 1.8배다. 고소득자라고 해서 자신이 낸 돈보다 받는 돈이 적은 것은 아니다. 최상위 소득자(월평균소득 375만원)의 수익비도 1.3배에 달한다.
보험료를 거둬 부분적으로 적립하고서 가입자가 일정 나이가 되면 더 많은 연금으로 되돌려주다 보니, 국민연금 기금의 소진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금 소진 시점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구주체와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5년마다 국민연금 기금의 건강상태를 검진해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이 위원회가 지난 3월말 발표한 재정추계를 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4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는 소진될 전망이다. 5년 전인 2008년에 나왔던 추계치와 똑같다.
김용하 위원장(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은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44년부터 연금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 수익의 합을 초과하는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에는 기금 적립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조금 어둡게 내다봤다. 보사연은 지난 2월 '국민연금 적정부담수준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출산율 등의 변화로 국민연금 기금이 2041년 949조원(2010년 가치 기준)으로 꼭짓점에 도달하고 나서 급격히 하락, 2059년에 곳간이 텅 비게 된다고 추계했다.
정부의 공식 전망과는 달리, 국민연금 소진 시점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꽤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인구고령화와 국민연금'이란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내놓은 이 연구를 보면, 국민연금이 현재 구조를 유지하면 2041년 첫 적자가 발생하고 2053년엔 기금이 바닥난다. 그리고 2070년엔 적자규모만 4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원인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2년 1천900만명에서 2070년 1천17만명으로 줄지만, 수급자수는 2012년 346만명에서 2070년 1천404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비슷하게 전망했다. 2012년 8월 '국민연금 장기 지속가능성 확보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 시점을 2053년으로 예측했다.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통계, 물가상승률, 기금수익률 등이 애초 예상보다 더 나빠진 데 따른 결과다.
이보다 더 비관적 예측도 있다. 고려대 박유성 교수(통계학과)는 출산율이 예상보다 낮아졌고 국민연금 수급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기금은 2050년보다 더 빨리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연합뉴스
작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1.76배 수준. 삼성전자 주식을 몽땅 사들여 지분 100%를 확보하고도 172조원이 남는다.
1988년 1월 국민연금 출범 후 25년 1개월여만이자 2010년 7월 300조원을 돌파한 지 2년 7개월만의 일이다.
이 기금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2043년에는 2천561조원(2010년 불변가격 1천8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막대한 적립금은 2043년 정점을 찍고 난 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다가 마침내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민간보험 상품과는 달리 애초 제도 설계 때부터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돼 있다.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1998년과 2007년에 두 차례에 걸친 연금개혁으로 이른바 '소득대체율'이 70%→60%→40%로 급격히 떨어지긴 했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가입자에게 이바지한 기여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소득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 대비 연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이다.
2011년부터 40년간 가입했다고 가정할 때, 연금보험료로 낸 금액 대비 급여액 비율, 즉 '수익비'는 최하위 소득자(월 평균소득 23만원)는 4.3배, 평균 소득자(월평균소득 188만원)는 1.8배다. 고소득자라고 해서 자신이 낸 돈보다 받는 돈이 적은 것은 아니다. 최상위 소득자(월평균소득 375만원)의 수익비도 1.3배에 달한다.
보험료를 거둬 부분적으로 적립하고서 가입자가 일정 나이가 되면 더 많은 연금으로 되돌려주다 보니, 국민연금 기금의 소진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금 소진 시점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구주체와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5년마다 국민연금 기금의 건강상태를 검진해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이 위원회가 지난 3월말 발표한 재정추계를 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4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는 소진될 전망이다. 5년 전인 2008년에 나왔던 추계치와 똑같다.
김용하 위원장(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은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44년부터 연금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 수익의 합을 초과하는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에는 기금 적립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조금 어둡게 내다봤다. 보사연은 지난 2월 '국민연금 적정부담수준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출산율 등의 변화로 국민연금 기금이 2041년 949조원(2010년 가치 기준)으로 꼭짓점에 도달하고 나서 급격히 하락, 2059년에 곳간이 텅 비게 된다고 추계했다.
정부의 공식 전망과는 달리, 국민연금 소진 시점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꽤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인구고령화와 국민연금'이란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내놓은 이 연구를 보면, 국민연금이 현재 구조를 유지하면 2041년 첫 적자가 발생하고 2053년엔 기금이 바닥난다. 그리고 2070년엔 적자규모만 4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원인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2년 1천900만명에서 2070년 1천17만명으로 줄지만, 수급자수는 2012년 346만명에서 2070년 1천404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비슷하게 전망했다. 2012년 8월 '국민연금 장기 지속가능성 확보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 시점을 2053년으로 예측했다.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통계, 물가상승률, 기금수익률 등이 애초 예상보다 더 나빠진 데 따른 결과다.
이보다 더 비관적 예측도 있다. 고려대 박유성 교수(통계학과)는 출산율이 예상보다 낮아졌고 국민연금 수급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기금은 2050년보다 더 빨리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