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하며 8일에는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등 바쁜 일정에 들어갔다. 대통령 취임후 첫 방문국으로 미국을 택한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를 갖는다. 올해는 특히 한미 동맹 60주년이 되는 해다. 환갑을 맞은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앞으로의 한미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불안한 동북아정세, 북핵 위기와 개성공단 폐쇄 등 예측 불가능한 한반도의 상황을 헤쳐나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고조되는 남북긴장의 해소 방안을 한미정상이 어떻게 도출해 내는가가 최대의 관심사다. 양국 정상이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대북 정책 공조방안을 모색하는데 최우선적인 관심을 쏟겠지만 아울러 북한이 핵무장과 쓸데없는 도발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에 나설 수 있도록 한미정상의 뜻이 담긴 강력한 메시지도 보내야 한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위태롭기 그지 없다. 북한은 핵으로 우리를 비롯해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일본의 아베정부는 극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핑계로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긴박한 시기에 이뤄진 박 대통령의 방미와 이번 방미중 제안할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이른바 '서울 프로세스'에 거는 기대와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 이건희 회장 등 그룹총수들을 비롯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한반도 위기 고조로 그 어느 때보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청와대도 "북한 리스크와 엔저가 겹친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고 밝혔다. 북핵 위기에 가려졌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이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연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함께 만료시기를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