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 꼼짝마!"
최근 인천에서 온라인 직거래 장터를 통해 사기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결국 꼬리가 잡혔다. 범인들의 여죄를 밝히는데는 인터넷 사이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바로 사기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인 '더 치트(thecheat.co.kr)'였다.
인천중부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 강길태 경장은 지난달 8일 더치트에 '이○○ 명의 ○○은행 계좌 사용자가 검거됐습니다. 이 통장으로 사기를 당하신 분은 연락바랍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 댓글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이○○ 명의 외에 다른 명의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여죄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고 제보했다.
경찰에 붙잡힌 사기범 A(28)씨 등은 온라인 중고 직거래 카페 이용자를 상대로 분유와 태블릿PC 등의 물건을 판다고 속여 돈을 입금받는 수법으로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40여명에게 총 800여만원을 가로 챈 것으로 조사(경인일보 4월 17일자 23면 보도)됐다.
강 경장은 A씨의 여죄를 밝히는데 더 치트의 공이 컸다고 했다. 신고되지 않거나, A씨가 자백하지 않은 숨은 피해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 경장은 "이 사이트를 통해 피해 사례와 피해자 연락처 등을 수집할 수 있어 수사가 수월해졌다"고 귀띔했다. 그야말로 일종의 '공조수사'였던 셈이다.
더 치트는 지난 2006년 운영자 김화랑(32)씨가 자신의 사기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자 개설, 지금은 회원이 47만명에 달한다. 경찰 회원도 726명이나 된다. 경찰은 이 사이트에서 수사 정보를 얻고 사기 피해자들을 찾아내기도 한다.
사기 피해 예방에도 톡톡한 역할을 한다. 직거래를 하기 전에 의심되는 계좌번호나 전화번호 등을 이 사이트에서 조회하면 해당 정보에 대한 사기 피해사례 여부를 검색할 수 있다.
이렇게 예방한 사기 피해만 하루 30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운영자 김씨는 "스마트폰 출시로 개인 간 직거래 장터 등이 활성화되면서 사기피해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며 "개인비용과 후원만으로 운영되던 사이트를 앞으로 법인화시켜 금융권, 통신사 등과 협력해 더 많은 정보망을 구축할 예정이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피해정보 공유사이트 '더 치트' 범인 검거 결정적 역할
온라인 금융사기 '피해자'가 '해결사'로
의심계좌·전화번호 조회로 하루 300여건 피해 예방도
입력 2013-05-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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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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