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흥시 월곶포구가 밀물과 썰물에 의한 개흙 쌓임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 수심이 낮아져 고깃배 등이 접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흥/김영래기자
1997년 시흥 관광명소 조성
개흙 쌓여 수백만톤 방치
'접안 어려움' 뱃머리 돌려
준설등 대책 엄두도 못내
악취진동 지역상권마저 타격


시흥시가 500억여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월곶 포구'가 개흙(뻘)으로 인해 '배 없는 포구'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포구에 쌓인 개흙이 수백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준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으나 시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7일 시흥시와 월곶포구 상인 등에 따르면, 시는 1997년 관내 월곶동 1020의 1 일원에 7천208㎡ 규모의 '월곶 포구'를 조성했다. 조성 이후 포구 주변은 시흥시의 대표적인 해양 관광지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문제의 포구는 밀물과 썰물에 의한 개흙 쌓임 현상이 여타 해안에 비해 심하게 나타나면서 수심이 낮아져 고깃배 등이 접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쌓여 있는 개흙은 높이만 무려 7~8m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흙을 준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포구내 상인 A씨는 "포구가 조성된 이후 물이 빠지고 들어오면서 흙이 쌓이기 시작했고, 준설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그러나 준설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포구에 배들이 거의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구내 고깃배 대부분은 인근 소래포구나 오이도 등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며, 몇몇 배들은 만조 때만 포구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B씨는 "포구에 개흙 등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수심이 낮아져 고깃배 입출항이 크게 줄었다"며 "최근에는 개흙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등 악취가 진동하면서 손님마저 크게 줄어 주말에만 간간이 장사가 된다"고 푸념했다.

또 한 어부는 "월곶포구는 말이 포구이지 사실상 포구가 아니다"라며 "준설을 하지 않을 경우, 배들은 더 떠날 것이고, 지역 상권 붕괴 등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포구 일원에는 횟집 등 300여곳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조성 초기보다 손님이 크게 줄었으며, 특히 6년 전에는 해산물 최대 판매업체인 수협 공판장이 문을 닫았다.

시흥/김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