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강서 BRT 적자 분담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등
'서울 중심적 사고'로 일관

말로만 '지역상생 발전 선언
'인천·경기·서울 만남 없어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2016년 종료' 등의 현안을 놓고 서울시·경기도와 다투고 있는가 하면 또다른 문제로 서울시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시·서울시·경기도가 갈등을 빚고 있는 주요 현안은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2016년 종료', '청라~강서 간 간선급행버스(BRT) 적자 분담' 등이다.

또한 인천시는 '서울 제물포 유료터널 건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유치'를 놓고 서울시와 대립하고 있다. 물이용부담금 문제의 경우, 인천시와 서울시는 물이용부담금 인하 등을 요구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시·서울시가 물이용부담금 납부를 거부하자, 팔당댐 상류지역 경기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3면·표 참조

이들 갈등에는 '아직까지 인천을 서울의 위성도시로 바라보는 시각'과 '서울 중심적인 사고'가 내포되어 있다.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가 대표적이다. 인천이 서울의 쓰레기를 받기 시작한 것은 1992년 2월.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약 21년간 인천은 서울과 경기도의 쓰레기장 구실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인천의 환경은 나빠졌고, 도시 이미지는 추락했다. 수도권매립지가 들어설 때만 해도 그 주변에는 시가지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변에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해 있다. 또 매립지 인근에는 청라국제도시가 조성돼 있다. 이제는 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닌 '국제도시'인 것이다.

인천을 서울의 위성도시로 여기는 또 하나의 사례가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유치' 문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는 UN 산하기구들이 있으며, 내달에는 GCF(녹색기후기금) 본부가 입주할 예정이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송도에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송도의 국제도시 기능과 서울의 금융 기능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로 연결돼 두 도시가 윈윈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청라~강서 BRT 적자 분담'과 '서울 제물포 유료터널 건설'은 서울 중심적으로 돼 있다.

청라~강서 BRT는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을 위한 교통시설이면서도, 서울로 자가용이 진입하는 것을 막는 구실을 한다.

특히 수도권광역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3개 시·도가 적자를 분담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 제물포 유료터널이 건설되면 인천시민은 통행료를 두 번 내야 한다. 이는 인천시민의 서울 진입을 막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인천시·서울시·경기도는 지난해 6월 '지역상생발전 선언문'을 채택했다. 하지만 선언문 채택 이후 3개 시·도 단체장이 '상생발전'을 위해 공식적으로 만난 자리는 한 번도 없다.

인천대 이종열(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지자체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도 "지자체 간 갈등이 지속되면 국가적·사회적 손실이 커지는 만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동훈·이현준기자